유어스테이지 칼럼 9988
[9988] 남편의 스트레스는 얼마짜리일까요
얼마 전 어느 TV 종편에서 ‘인생 감정 쇼’를 방송했는데요. 부부가 함께 살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感情)을 돈이나 백분율 같은 수치로 감정(鑑定)해 보는 토크쇼였습니다. 이날 주제는 아내가 '여보, 얘기 좀 해'라고 말했을 때 남편이 받는 스트레스의 가격이었습니다. 성우 안지환은 "이유를 막론하고 그 말은 공포 그 자체"라고 말했습니다. 배우 윤기원은 "돈으로 환산하면 몇억 원쯤 될 만한 스트레스"라고 덧붙입니다. 아내들은 일제히 "애정 어린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을 남편이 몰라주는 것"이라며 섭섭함을 토로했고요. 
 
국악인 김나니는 남편인 현대 무용가 정석순과의 대화에 대해 "때로는 벽과 마주 선 기분"이라며 "그 말을 꺼내면 대화가 더 닫혀버린다"고 말했습니다. 요리사 강순의는 "부부 동반 모임을 앞두고 남편 기를 살려주려 지인 부부들에게 나눠줄 음식을 손수 준비해갔다. 그런데 모임에 나가 보니 나만 평상복 차림이고, 다른 아내들은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었다."며 '얘기 좀 해'라고 말한 순간부터 부부싸움이 시작됐다"고 말했고요.
 
남편 여러분들도, 아내가 “이야기 좀 해~”라고 말을 건넬 때 다들 뜨끔하셨죠. 아무리 아내가 부드럽게 이야기해도 죄지은 게 탄로 난 것처럼 심장이 쾅, 꽝 뛴 기억 말입니다. “내 비자금이 들통났나?” “대학 여자 동기와 카톡한 게 들켰나?” 등등 온갖 상상의 나래를 타는 거죠.
 
사실은 “얘기 좀 해~”보다 “일로(여기로) 좀 와 봐요~”가 더 겁나는 호출 아닙니까.
아내들은 별생각 없이 던지는 거지만 듣는 남편 입장에서는 일순간 식은땀이 날 수 있는 멘트입니다. 그러므로 아내들께서는 남편을 부를 때 최대한 부드럽게, 혹은 애교를 섞어서 해주시길 바랍니다(애교를 섞으면 더 겁나는 건가).
 
어쨌든 나이 들어서는 부부싸움을 자제해야 하므로 가급적 상호간에 겸손하게 아량을 베풀면서 사셔야겠습니다. 얼마 전 충남 예산의 추사 김정희 고택을 들렀다가 추사 선생이 쓴 글귀를 읽고 감동받았는데요. “고회부처아녀손(高會夫妻兒女孫)”이라고 “부부와 자식, 그리고 손주와의 만남이 최고 만남”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아직 손주를 못 봐서 늘 가슴 한구석 허전한 면이 있는데, 손주 있는 분들은 자주 만나서 아낌없이 베풀고 사랑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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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스테이지 칼럼니스트 김수인
매일경제 기자를 시작으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야구부장-부국장을 역임했다. 스포츠에 정통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지식과 정보를 섭렵하고 있다. 특히 건강에 관심이 많다. 2009년 수필가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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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박옥희 11월13일 오후 4:52
여보, 이리와봐요, 얘기 좀 해요...ㅋㅋㅋ 그럼 더 긴장하겠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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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11월13일 오전 11:23
남녀가 달라도 너무나 다른데 짝지어 살자하니...
어찌보면 그런 불협화음 자연스런 현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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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11월13일 오전 11:05
은아님, 허걱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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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11월13일 오전 10:23
싸우자 라는 소리로 들려요. 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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