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어스테이지 칼럼 한국사의 원류-삼국유사
[한국사의 원류-삼국유사] 고조선(古朝鮮), 왕검조선(王儉朝鮮)
*단군신화(檀君神話)의 서술배경(敍述背景)
대체로 옛날 성인(聖人)은 예절과 음악을 가지고 나라를 세웠고, 인(仁)과 의(義)로서 백성을 가르쳤기 때문에, 괴력난신(怪力亂神-엄청난 힘을 지닌 불가사의한 존재)에 대해 드러내어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왕(帝王)이 일어날 때는 반드시 하늘로부터 부명(符命-하늘이 제왕이 될 만한 사람에게 내리는 상서로운 징표)을 얻고 도참(圖讖-미래의 길흉을 예언하여 기록한 책)을 받게 되는 등 보통사람과는 다른 신적(神的)인 과정을 밟는다.
 
그런 뒤에라야 큰 변화의 기회를 타서 제왕의 지위를 얻고, 대업(大業)을 이룩할 수 있었다. 중국 역사서에도 여러 임금이 태어날 때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건국 시조(建國始祖) 역시 신비스럽고 기이한 데서 탄생했다고 하여 무엇이 괴이하겠는가? 
 
이런 생각을 품은 일연(一然)스님이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단군왕검(檀君王儉)의 탄생과 고조선 등 고대국가의 건국과정을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신화(神話)로 엮어 기록한 것이다.
 
*삼국유사의 단군신화 본문
위서(魏書-중국 魏나라의 역사서)에 이런 글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2천여 년 전에 단군왕검(檀君王檢)이 계셨는데, 아사달(阿斯達-백악산, 지금의 황해도 연백 구월산)에 도읍을 정하고 새로 나라를 세워 국호를 조선(朝鮮-빛나는 아침의 땅)이라 불렀는데, 이때는 중국 신화 속의 제왕인 요(堯) 임금과 같은 시기였다.”
 
또 고기(古記- 한국의 고대 역사서,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에는 이렇게 말했다.
“옛날에 환인(桓因)의 아들 환웅(桓雄)이 하늘 아래 펼쳐져 있는 인간 세상에 뜻을 두고 그곳에 사는 인간들을 구하고자 하였다.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  보니 인간을 널리 이롭게(홍익인간·弘益人間) 해줄 만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천황의 권위를 상징하는 청동검, 청동방울, 청동거울) 3개를 주며 가서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묘향산) 정상에 있는 신단수(神壇樹) 아래로 내려왔다. 이곳을 신시(神市)라 하고,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불렀다.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穀), 명(命), 병(病), 형(刑), 선(善), 악(惡) 등 무릇 인간의 3백 60여 가지의 일을 주관하고, 인간 세상에 살며 인간을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이때 곰 한 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면서 항상 환웅에게 빌기를, ‘원컨대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기구했다. 이에 신(神) 환웅은 신령스러운 쑥 한 다발과 마늘 20개를 주면서 말하였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곧 사람의 형체를 얻게 될 것이다’ 이에 곰과 범이 이것을 받아서 먹으며 금기(禁忌)를 했더니 삼칠일 만에 곰은 여자의 몸을 얻었으나, 범은 금기를 지키지 못해 사람의 몸을 얻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혼인해서 같이 살 사람이 없었으므로 날마다 신단수(壇樹) 밑에서 아이 갖기를 기원했다. 환웅이 잠시 변하여 그와 혼인했더니 이내 잉태해서 아들을 낳았으니 이름을 단군왕검(檀君王檢)이라 했다. 단군왕검은 요나라 임금 즉위 25년인 무진년(BC 2333년)에 평양성(平壤城)에 도읍하고 국호를 조선(朝鮮)이라고 하였으며, 다시 도읍지를 백악산(白岳山) 아사달(阿斯達)로 옮기고 1,500년 동안 나라를 다스렸다.”
 
“주(周)나라의 호왕(虎王, 무왕)이 즉위한 기묘년에 기자(箕子)를 조선(朝鮮)에 봉하니, 단군은 곧 장당경(藏唐京)으로 옮겼다가 뒤에 아사달(阿斯達)에 돌아와 산신(山神)이 되니, 수(壽)가 1천 9백 8세였다 한다.”
 
*단군신화의 의미(意味)
①고조선 건국 신화의 내용을 통해, 고조선 사회는 선민사상(選民思想-천신의 자손)과 홍익인간(弘益人間)을 바탕으로 국가를 건국하였고, 자연을 숭배하는 애니미즘(animism)과 특정 동물을 숭배하는 토테미즘(totemism)의 신앙을 가진 농경사회(農耕社會)였음이 확인되어 제정일치(祭政一致, 제사장에 의해 다스려지는 국가)의 사회였음을 알 수 있다.
 
②‘신단수(神壇樹)’는 신령에게 제사 드리는 장소에 서 있으면서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세상의 중심, 혹은 우주의 중심에 존재하는 생명의 나무를 의미한다.
 
③단군이 천오백 년간이나 재위했다고 내세운 것은 단군이 시조(始祖) 신(神)이기 때문에 재위 기간이 인간의 수명을 넘어 오래 지속된 것으로 인식하였고, 단군의 자손들이 왕위를 이어간 기간을 합친 것으로 해석된다.
 
④쑥과 마늘을 먹으며 100일을 버틴 곰이 용맹을 대표하는 호랑이를 제치고 인간으로 환생했다는 것은 투쟁(鬪爭)보다는 인내(忍耐)를 선택한 것으로서, 참을성이 많은 한민족의 특성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따라서 한민족은 힘 있는 영웅보다는 너그럽고 온화한 덕성(德性)을 상위의 가치(價値)로 두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환웅과 웅녀가 결합하여 단군으로 이어지는 계보는 천손(天孫) 집단이 곰과 호랑이로 대표되는 또 다른 집단, 즉 토착(土着) 세력과 결합하는 과정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⑤단군신화의 쑥, 마늘, 어둠 등은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겪어야 할 시련과 고통의 과정을 의미하고 있는데,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통해 새 생명을 얻는다는 보편적 인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쑥은 ‘사인형(似人形)’하다는 기록으로 보아 인간형성과 관계가 있으며, 마늘은 ‘제사독기(除邪毒氣)’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으로 보아 수성제거(獸性除去-동물의 성질을 없앰)의 효험이 있는 식물로 풀이된다.
 
이처럼 고조선의 건국 신화는 단군신화(檀君神話)로 시작되고 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단군신화에는 건국의 주체로 환웅과 단군 두 사람이 등장하고 있는데, 아버지 환웅이 천신(天神)의 신분으로 신권정치(神權政治)를 펼쳤다면, 그의 아들 단군은 천신의 아들이긴 하나 인간(人間)의 신분으로 민권정치(民權政治)를 펼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단군신화는 우리 민족이 천손(天孫)의 자손이라는 민족적 긍지를 반영하고 있으며, 단군 신화의 계승자인 우리 민족은 진실하고 신성하다는 인식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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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스테이지 칼럼니스트 일조
태평양화학, 태평양패션 등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면서 임원을 역임했다. 현재는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유산을 알리는 '역사 해설가'로 활동 중이다. 또한 여러 단체를 대상으로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한 역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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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장종학 12시간 전
글을 읽으면서 '신령스러운 쑥 한 다발과 마늘 20개' 만약에 범도 곰과 같이 금기를 지켜 사람이 되었다면 어찌되었을까 쓸데없는 생각해 보았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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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일 6시간 전
물론 단군신화는 다르게 펼쳐질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러나 실제의 국가로 간주되고 있는 단군조선에 새로운 역설이 펼쳐질 수는 없을 것으로 여겨 집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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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광호 4월18일 오전 9:53
'끝없는 여정'을 발표하신 후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삼국유사를 주제로 글을 쓰시는군요. 선생님의 끝없는 열정에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또한 많이 배우게 됩니다. 새로 시작하신 삼국유사에 기대가 큽니다.저도 새삼스럽게 오래전 구해 놓은 삼국유사를 제대로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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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일 4월18일 오전 10:54
허박사님, 반갑습니다. 나름 우리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한국 고대사를 익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기록이 불비하고 난해하여 명확하지는 않지만 다시한번 섭렵하려 합니다.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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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숙 4월16일 오전 12:05
많이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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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일 4월16일 오전 8:44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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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4월12일 오후 10:19
또 한차례 힘드실텐데 너무 쉽게 글을 읽는 건 아닌지... 그래도 가슴 설레는 마음으로 열심히 모니터 앞에 앉겠습니다. ㅎㅎ 기회가 되면 언젠가 선생님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시간도 주어지겠지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역사에 대해 정말 문외한인데 선생님 글처럼 재미있게 쏙쏙 머리에 들어온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늘 감사드리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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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일 4월13일 오전 8:44
아무래도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다소 난해한 사서지만 삼국유사를 통해 한국 고대사를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흥미롭게 읽어주신다면 더없는 보람이요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역사강의 일정이 잡히면 초대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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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식 4월12일 오전 10:58
역사의 재조명은 꾸준히 이어져야할것 같으네요, 개성에가서 왕건릉을 보았는데 최근조성된 것이라 고려인들의 넋을 찾기는 어렵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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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일 4월12일 오후 7:53
쉽지않은 경험을 하셨군요. 역사는 지속적으로 재조명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에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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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덕 4월12일 오전 10:31
단군신화는 건국신화로서 의미는 크다고 봅니다. 어느 나라건 국가의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해 건국시화는 신비롭게
포장을 한다고 봅니다.

역사에는 선악이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국익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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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일 4월12일 오후 7:52
보내주시는 사관에 공감을 느낍니다. 응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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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길 4월12일 오전 10:09
지배권력의 정통성 확보를 위해서 신화를 이용한 것이겠지요.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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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일 4월12일 오후 7:51
옳은 해석입니다. 왕조시대에는 정통성이 절대적 조건에 해당되었지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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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4월12일 오전 8:59
저도 마늘과쑥만 먹고 견디라하면 견디었을까 하는 생각을 예전에 해봤답니다. 인내로 사람이 된 웅녀에게 많으걸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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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일 4월12일 오후 7:49
방문과 호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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