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어스테이지 칼럼 매일 춤추는 남자
[매일 춤추는 남자] 댄스를 그만둔 이유
 
 
 
30년간 해 오던 댄스를 하루아침에 끊었다. 필자가 직접 가르치던 댄스 교실도 문 닫고 동호인들끼리 운동 삼아 해오던 댄스 클래스에도 나가지 않았다. 장애인들에게 댄스를 가르쳐 경기 대회에 나가던 것도 그만두었고, 일반인과 파트너가 되어 경기 대회에 나가는 것도 포기했다.
 
그러나 필자가 속해서 활동하던 단체에서 연례행사로 해오는 호텔 댄스대회에 출입 관리 봉사를 해달라는 요청은 거절하지 못했다. 티켓 한 장에 20만 원~25만 원이니 출입 관리는 중요하다. 초대받아 온 심사위원들이나 내 외빈 얼굴을 다 알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의전으로도 중요한 자리이다. 그렇게 되어 어쩔 수 없이 호텔 행사에 갔다. 입구에 있다 보니 얼굴을 아는 많은 사람이 댄스계에 필자의 얼굴이 안 보인다며 어쩐 일이냐고 물었다.
 
댄스가 시니어 운동에 좋은 것은 사실이다. 재미도 있다. 댄스 대회장에 가보면 댄스 하는 사람들은 자세가 바르다. 그걸 보고 필자도 그간 무시했던 몸을 세워본다. 그러나 계속하기에는 부담된다. 정해진 요일, 시간에 댄스 하러 가야 한다.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그런 일들은 정리했다. 가끔 정장하고 넥타이 매고 나가야 하는 일도 이제는 귀찮게 생각된다.
 
댄스는 결국 파트너 문제가 중요하다. 서로 잘 맞는 파트너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새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다. 서로 춤 실력이 비슷해야 하고(좋은 성적까지 기대한다면 잘 춰야 한다.) 춤에 대한 열정이 비슷해야 한다. 둘 다 같이 춤을 출 시간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경제력도 받쳐줘야 한다. 신장이나 체형도 맞아야 한다. 무엇보다 성격이 잘 맞아야 한다. 한두 가지도 아니고 종합적으로 맞는 파트너를 만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난 30년 동안 그나마 잘 맞는 파트너를 몇 번 만나기는 했으니 지금은 각자의 사정이 달라졌으므로 재회도 어렵다. 
 
파트너가 없어 댄스를 그만두었다고 했더니 서로 파트너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와서 다시 파트너들을 만나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쉽지 않다. 서로 잘 맞는지도 처음엔 잘 모르니까 시간도 오래 걸린다. 댄스 클래스에 남자가 없어서 애로사항이 많으니 봉사해 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개인 레슨도 요청이 있으면 해서 용돈이라도 벌라고 했다. 그러나 마음이 내키지 않아 사양했다.
 
30년이나 해온 댄스를 끊는다는 것은 나름대로 큰 결심이었다. 그간 쏟은 땀과 시간, 열정이 아깝기도 했다. 그러나 그 대신 그 시간에 그 에너지로 다른 것을 할 수 있다. 필자가 댄스를 안 한다면 당장 우울증이라도 걸릴 것이라는 경고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바쁘다. 
 
주 52시간 근로제로 직장인들이 댄스 학원에 몰린다는 소식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댄스 붐이 식은 것만은 분명하다.
 

<칼럼니스트 강신영>

추천하기8
  • 페이스북 공유 트윗터 공유 Google Plus 공유
유어스테이지 칼럼니스트 강신영
무역인으로 활동하면서 모범 경영인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댄스의 본고장 영국에서 국제지도자 자격증(IDTA) 취득 이후 '캉캉'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댄스 칼럼을 써온 이 방면 전문 칼럼니스트이다. 한국문인협회 정회원이다.
Copyright ⓒ 시니어파트너즈 & Yourstage.com 저작권은 시니어파트너즈에게 있습니다.
나도 한마디
이영희 9월23일 오후 5:25
아깝네요 30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 다른 일로도 바쁘시다니 다행이긴 하네요. 건강하게 보내세요.
답글쓰기
강신영 9월24일 오후 4:45
또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답글쓰기
신좌현 9월22일 오후 11:58
본인이 최고의 경지에 오른것을 포기 한다는것이 어려운데 대단한 결단을 내리셨네요
자타가 인정하고 존경하고 부러워하는 운동이고 예술이었는데 너무 아깝습니다
후배를 위해 한국의 예술운동을 위해 중도에 그만 두심은 너무 섭섭한맘이 듬니다.
학교 교수나 학원을 세워 후배들을 가르쳐 주심이 어떨까 생각을 해봄니다
너무 아쉽고 섭섭하네요 어떻게 쌓아놓은 예술인데``
답글쓰기
강신영 9월23일 오후 1:23
교수는 나이가 많아 불러주는 데가 없으니 늦었고요,.이미 책을 여러권 냈으니 흔적은 남겨 좋고 가는 셈입니다.. ㅎ 감사합니다...
답글쓰기
김혜옥 9월14일 오후 11:36
대단한 결심입니다. 30년이라는 기나긴 행보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마음 좀 이해가 되지요.
답글쓰기
강신영 9월16일 오전 11:19
다른 할일도 많거든요~~ 버리고 나면 새로운 것들이생깁니다..
답글쓰기
이송식 9월14일 오후 7:19
오히려지금배워야할판에 왜왜왜요? 나는 배우지못해 한인데요...
답글쓰기
강신영 9월16일 오전 11:19
할만큼 했으니 그만 두는 것입니다... 댄스를 계속하기보다 다른 일들도 하고 싶거든요
답글쓰기
김은아 9월14일 오후 2:02
파트너에 중요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답글쓰기
강신영 9월14일 오후 4:05
ㅎ 맞아요~~ 마누라 만나기보다 어렵다지요~~
답글쓰기
이동호 9월14일 오전 10:00
강선생님과 댄스는 왠지 분리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아쉬움을 떨쳐 버리는 용기가 대단하십니다.
답글쓰기
강신영 9월14일 오후 4:05
하루 아침에 딱 끊었습니다.... 할만큼 했거든요~~ㅎ
답글쓰기
최고
사랑
기쁨
슬픔
응원
놀람
감사
선택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