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어스테이지 칼럼 골프는 내 친구
[골프는 내 친구] 작은 내기는 라운드의 양념~
얼마 전 고등학교 친구들과 운동을 했는데요, 웬걸, 내기를 안 하는 게 아닙니까? 내기를 안 하면 얼마나 플레이가 무미건조합니까. 그렇지만 친구가 초대하면서 그린피뿐 아니라 캐디피까지 다 부담하는데, 다시 말해 공짜로 운동을 하는데 스폰서의 스타일에 따라야죠. 제가 먼저 ‘내기하자’고 제안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리하여 실로 오랜만에 ‘내기 없는 골프’를 쳤습니다.
 
내기 안 해본 경험자들은 다 아시다시피, 정말 재미가 없죠? ‘화기애애’ 해야 할 골프가 ‘화기애매’하게 진행돼 스코어도 평소보다 4~5타 적게 나오고 라운드 후에도 무덤덤한 느낌입니다.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내기하지 않는 골프는 ‘마누라(부인)와 블루스 추기’ 혹은 ‘장모와 고스톱 치기’입니다.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아니고 단지 ‘재미가 없다’는 걸 강조하려고 누군가가 비유를 재미있게 한 것 같습니다.
 
내기를 하지 않으면 긴장감이 없어 한 타, 한 타 정성을 들이지 않게 됩니다. 아이언샷이나 어프로치는 물론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퍼팅은 더욱 더 대충 하게 되니 기량 향상에 걸림돌이 됩니다. 그러므로 간단한 내기는 라운드의 활력소이자 양념입니다. 제가 속한 0대학 00학번 월례회에서는 내기를 꺼리는 친구들을 배려해 각자 5만 원씩 내는 스킨스 게임을 주로 합니다. 
 
홀 무승부가 나오거나 많이 딴 사람이 벌칙에 걸릴 경우 생기는 1만 원씩은 모두 캐디피로 적립합니다. 라운드 종료 후 한 푼도 갖지 못한 이에게는 ‘위로금’ 1만 원씩을 건네게 됩니다. 어차피 1인당 캐디피 3만 원은 부담해야 하지 않습니까? 이런 룰이라면 아무리 못 쳐도 1만 원 손실밖에 생기지 않으니 별 섭섭함이 없죠. 잘 쳐도 3만 원 이상 따갈 수 없으니 내기를 꺼리는 이들에게는 합리적인 룰입니다. 
 
이것보다 약간의 흥미와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게 타당 1천 원짜리 스트로크입니다. 스킨스게임은 그린에 올라가기 전 승자가 정해지면 퍼팅을 대충 하게 되지 않습니까. 이를 보완한 게 1천 원짜리 스트로크입니다. 배판일 경우엔 2천 원이지요. 스트로크 내기는 끝까지 카운트하므로 18홀 내내 집중력을 발휘하게 하는 효과가 있죠. 그래서 실력이 향상됩니다. 
 
물론 1, 2천 원짜리 스트로크 내기도 컨디션이 안 좋을 경우 5만 원 이상 잃을 수 있으므로 ‘손실 상한액’을 정하든지 아니면, 많이 딴 사람이 라운드 후 ‘자비’를 베풀면 뒤끝이 개운할 수가 있습니다. 내기를 즐기며 도박에 가까운 큰돈이 오가야 직성이 풀리는 이들에게는 ‘소귀에 경(經)읽기’ 이겠지만, 나이 들어서 하루를 즐겁게 보내려면 가능한 내기 액수는 적은 게 좋습니다. 
 
몇 년 골프를 쳐도 기량이 나아지지 않는 여성분들, 혹시 내기를 하지 않는 탓이 아닐까요? 여성분들은 1타당 1천 원이 아닌 18홀 통틀어 2등 2천 원, 3등 3천 원, 4등 5천 원을 내서 1등이 다 가지는 룰을 정하는 것도 알뜰한 내기 방법입니다. 작은 내기는 ‘골프장의 소확행(小確幸)’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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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스테이지 칼럼니스트 김수인
매일경제 기자를 시작으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야구부장-부국장을 역임했다. 스포츠에 정통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지식과 정보를 섭렵하고 있다. 특히 건강에 관심이 많다. 2009년 수필가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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