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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소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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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하루

이번 학기에 제가 가르치는 학생 중 하나가 수업에 자주 빠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반장을 통해 그 학생에게 한번 더 수업에 빠지면 F 학점을 주겠다고 수차례 경고를 해 보았지만 별소용이 없었습니다.

 

급기야 그 학생이 기말고사까지 참석지 않았습니다. 저는 화가 나서 어제 오후에 학과 주임교수를 만나서 이 학생에게 F 학점을 주고, 졸업도 안시키며, 내년에 재수강을 시키겠다고 했지요.

 

그러자 주임교수가 입술을 떨면서 제게 그 학생이 며칠전 자살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벼락에 맞은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학생은 인생의 막다른 골목까지 몰려 자살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선생이라는 사람이 학생의 상황이 어떤지에는 관심없이 수업에 안나온다는 것만 가지고 난리를 쳤으니 저는 선생자격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제가 가르친 학생 중  두 명이 자살을 했고, 한 명이 자살시도를 했습니다. 일년에 한 명 꼴입니다. 이런 선생을 믿고 어떻게 부모님들이 자기 금쪽같은 자녀들을 맡길 수 있겠습니까?

 

제가 비록 학과 담당 선생이고 학생들의 생활을 지도하는 생활지도 선생은 아니라 법률적인 책임은 없다지만, 그 학생들을 가르친 선생으로써 도의적인 책임은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제 자신이 선생으로 자격이 없다는 참담함에 교수직 사직까지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와 식음을 전폐하고 자리에 누웠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눈이 뜨였지만 그 괴로움에 차마 일어나지 못하고 끙끙대고 있는데, 어제 저녁부터 괴로워하는 저를 지켜보던 아내가 한마디 해 주었습니다.

 

"여보, 당신이 그 학생에게 좀 더 관심을 갖지 못해서 결국 그 학생이 자살까지 하게 된 것에는 분명히 당신 뿐만 아니라 모든 교수들에게 잘못이 있어요. 하지만 이제와서 그 일로 괴로와만 해봤자 아무 소용없는 일이예요. 앞으로 학생들이 수업에 안 나올 때는 미리 연락해서 만나고, 또 고충도 들어 주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예비하는 것을 우리의 사명으로 합시다."

 

아내의 이 충고는 제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앞으로 다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으로만 내 역할을 다했다고 만족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세심하게 학생들 상황을 살펴서 정말 어려운 상황에 있는 학생들을 돕는 것을 제 사명으로 삼겠습니다.

 

(학생이 자살하기 전 즐거웠던 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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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롬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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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3)
  • 후투티
    2017.11.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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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송
    2017.11.1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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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요즈음 젊은 이들은 삶에 그리 정이 없을까요 조금이라도 자기에게 성이 차지않으면 나 몰라라하고 모든일들을 버리고는 생까지 포기합니다. 총탄이 쏟아지는 전젱터에서도 삶의 애착과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조국을 위해 살아돌아온 아버지 세대를 생각좀 했으면 합니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고귀한 생을 조그마한 자기생각에 이기지 못하고 생을 포기하는 마음들을 버렸으면 합니다. 젊은 세대여 힘 내십시요 여러분의 꿈은 영원이 크게 펼쳐질 것입니다. 생을버린 님들 명복을 빕니다 그 사이에서 마음고생을 짠하게하신 선생님 힘 내시십시요 여러분 모두모두를 뜨겁게 사랑합니다.
  • 암초(岩草)
    2017.11.1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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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힘든 일을 겪으셨군요. 아까운 나이에 스스로 생명을 마친 그 학생의 명복을 빕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안생기도록 교수들도 그렇고 학교당국에서도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장유하
    2017.11.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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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의 염려와 격려와 사랑 덕분에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일을 거울 삼아 앞으로 좀 더 세심히 학생들을 살피고 더 큰 사랑으로 감싸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관리자
    2017.11.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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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꽃
    2017.11.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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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일이 있었군요. 참 안타깝네요. 하지만 부모조차도 자식이 어떤 맘으로 사는지 모를 때가 있는데 너무 자책하지는 마시어요. 힘내십시오.
  • 큰딸
    2017.11.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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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일 ~충격이 크셨겠습니다.
  • 연향
    2017.11.15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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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교수님! 얼마나 놀라고 마음 아프셨을까요? 백 사람이 지켜고 도둑 하나 못잡는다는 말처럼, 교수님께서 아무리 신경을 써 준들 학생 하나하나의 마음속을 다 헤집어 볼수는 없는 일이지요. 꽃다운 나이에 그런 선택을 한 학생도 참 안타깝고 딱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상심마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교수님! 화이팅입니다.
  • 에스맨
    2017.11.1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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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게하는군요, 힘내세요~~
  • 즈패
    2017.11.1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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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사회가 꿈과 희망을 가저야 할 학생들이 자살을 한다는 것은 가르치는 교수님 얼마나 큰 충격으로 다가 올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이런 학생이 나오지 않도록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마음의 평정을 찾으시기 바람니다
  • 비단시
    2017.11.1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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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단시
    2017.11.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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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힘드시겠어요 학생도 어떤사연으로 그런생각을 했을지...................... 사모님말씀처럼 좀더 아이들과 소통을 하시면 그런일은 다시 없어지겠지요 힘내세요........
  • 안단테
    2017.11.1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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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그런일이~저 사진속에 학생 한 명이라는게 믿기지 않습니다. 모두 밝은 표정인데 유독 저 학생만 웃지 않는 얼굴이네요. 모든 학생이 아무 일 없이 졸업까지 잘가면 좋겠지만 세상사, 가정사 어디 맘대로 되는 일입니까. 학생도 힘들지만 교수님도 고단한 세상이겠지요. 사모님 말씀처럼 아이들의 속마음까지 살펴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요. 그건 너무 어려운 일일 듯하고요, 다시는 그런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주어진 큰 사명감이리라 싶습니다. 교수님도 힘내세요~~~加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