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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그리며 - 月夜浮雲(월야부운)

지난 1월 16일 새벽 한국의 여동생으로 부터 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작년 11월 20일 뇌출혈로 쓰러지신 아버님이 상태가 호전되셔서 노양병원에 계셨는데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어서 위독하시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랴부랴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출입국관리소에 맡겨 놓은 여권을 찾고,

비행기표를 구해 1월 17일 저녁 10시에 청주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오기를 기다리셨는지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계시던 아버님은

제가 손을 잡으며 귓가에 "아버지 사랑해요, 힘내세요!"라고 말씀드리자

눈물을 흘리시며 눈을 한번 떳다 감으시더니 제 손을 꽉 그러잡으셨습니다.

그리고 약 10시간 후 1월 18일 오전 9시 16분 편안한 얼굴로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아버님을 비롯해 집안사람들이 모두 기독교인들인지라 고인이 천국에 가셨음을 확신하지만

육신의 헤어짐으로 인한 아픔은 감내할 길이 없었습니다.

자식들도 자식들이지만 누구보다도 60여년을 함께 하신 어머니의 상심이 크실 것 같아서

1993년 한국을 떠난 후 처음으로 3주간 동안 어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위로를 해 드리다가

지난주 토요일(2월 10일) 아침 비행기로 서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몹시 피곤했는지 토요일, 일요일까지 잠만 잤고,

어제서야 조금 정신을 차려서 밀린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중국판 카톡인 위쳇에 글벗 한분이 올리신 조국을 그리는 글을 보니

한국을 떠나온지 며칠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내 조국과 어머니가 몹시 보고 싶군요...

문득 만리타향 천축국을 탐방하며 고국을 그리는 시를 지었던 혜초대사가 생각나   

그분이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에 남겼다는 시를 찾아보았습니다.

오후에는 혜초대사의 기념비가 있는 선유사(仙遊寺)에 들려봐야겠습니다... 

 

월야부운(月夜浮雲) / 혜초(慧超)대사

月夜瞻鄕路 浮雲颯颯歸 (월야첨향로 부운삽삽귀)
달밤에 고향길을 바라보니, 뜬 구름만 너울너울 돌아가네


緘書參去便 風急不聽廻(함서참거편 풍급불청회)
가는 편에 편지라도 부치려 해도, 바람이 급해 말조차 들리지 않네


我國天崖北 他邦地角西(아국천애북 타방지각서)
내 나라는 하늘 끝 북쪽에 있고, 남의 나라 서쪽 모퉁이에 와 있으니


日南無有雁 誰爲向林飛 (일남무유안 수위향림비)
이곳은 기러기도 오지않는데, 누구에게 내고향 계림으로 소식전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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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안시 선유사에 있는 혜초대사 기념비와 기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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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프랑스인 펠레오 의해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돈황 막고굴 제16굴 장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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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형편에든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빌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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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5)
  • 안단테
    2018.02.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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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게 말입니다. 저 역시 1월 31일에 대전 요양병원에 계신 친정 아버님을 뵙고 열흘이 지난 11일에 패혈증으로 가셨습니다. 2박 3일 짧은 애도기간을 거치고 다시 평상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 마음 아프기도 합니다. 돌아서자 설날이 다가와 아들 셋이 어머니와 함께 명절을 지낸다 합니다. 며칠 전에 서안으로 가셨고요 그 동안에 청주에 계셨군요?
  • 유하
    2018.02.1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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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가 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님 장례 치르시느라 고생하셨을 테이니 좀 쉬셔야 할텐데 바로 명절이라 쉬지도 못하시겠네요. 무엇보다도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신체보중하세요!!!
  • 유하
    2018.02.1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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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지난 2월 10일 서안으로 돌아와서 푹 쉬고 있습니다. 염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관리자
    2018.02.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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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게시판으로 복사되었습니다.
  • 유하
    2018.02.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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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맨
    2018.02.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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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평상으로 돌아오기 시작 하셨군요 건강하세요~~
  • 유하
    2018.02.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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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 평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습니다... 조금 더 웜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ㅎㅎ
  • 마이페어레이디
    2018.02.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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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 계신 어머님께 큰 위로를 받으셨을 겁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 유하
    2018.02.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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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0일 새벽 어머니께 인사를 하고 떠나려는데 어머니께서 "설을 지내고 가지 그랬니..." 하시더군요. 노모의 투정 아닌 투정을 들으면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자주 뵙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불효겠지요...
  • 연향
    2018.02.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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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오래 한국에 계셨으면 번개팅 한번 해서 문상할 것 그랬습니다. 당연히 서안으로 가신 줄 알았네요. 청주 구경도 하고~~~~
  • 유하
    2018.02.1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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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한국에 없기 때문에 그동안 다른분들 문상도 못갔고, 또 앞으로도 갈 처지가 못되서 아무에게도 연락안했답니다. 그러니 미처 연락드리지 못한 점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afterglow
    2018.02.1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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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연해지는 사연에 삼기ㅣ 머리를 숙입니다. 하루 빨리 평상심을 되찾으십시오
  • 유하
    2018.02.1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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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단히 감사합니다!
  • 어진수니
    2018.02.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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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소식 올려주셨네요 부디 마음 평정 얻으시고 새힘 얻으시길 바랍니다. 어머님이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남겨진 자의 몫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 유하
    2018.02.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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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님 몫까지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