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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텃밭은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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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아름다운 텃밭
2013.09.29 15:05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의 테크노마트 지하로 가는 길에 모두가 즐거운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초등생 정도의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나와서 작은 텃밭을 만들고 있습니다. 가끔 저곳을 지날 때마다 도대체 저게 무얼까? 궁금, 궁금해서 신기하게 보곤 했었습니다.

 

지난달에는 저 화분들에 김장용 채소가 아니라 허브가 주렁주렁 달려있었거든요. 나는 그걸 보면서 전위예술도 참 자연 친화적이구나 하고 생각했었더랍니다. 퍼포먼스의 일종인 줄 알았거든요. 유리문에 빨갛고 조그만 화분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으니 보기도 퍽 예술적이었답니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전말(?)을 다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나눔의 텃밭입니다. 버려지는 테이크아웃 음료 컵으로 저렇게 채소를 심어서 소외된 이웃에 나눠줄 채소를 기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화분 2개에 1,000원이랍니다.

 

한 개는 심은 사람이 가져가고, 나머지는 자기의 이름을 써서 창가에 달랑거리게 매어두었다가 잘 자란 후에 그 채소를 소외된 이웃에게 가져다준답니다. 어른들이 심어도 상관없다고 합니다. 아무나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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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쁘지 않나요. 빨간 사다리는 올라가서 사진 찍는 곳이랍니다. 테이크아웃 컵을 아이들이 커피를 마시거나 음료수를 먹은 후 집에 들고 들어오니, 나도 집에서 처치곤란이어서 새싹 채소도 심고, 바늘 쌈지도 넣어두고, 이런저런 꽂는 것으로 사용하는데 (한번 쓰고 버리기 너무 아깝잖아요. 깔끔한데.....) 여기서 이렇게 푸른 채소들을 심으니 정말 예쁜 화분으로 변신했습니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에게 재활용의 즐거움도 가르치는 재밌는 아이디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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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사건(?)이 아주 많은 신도림역입니다.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거리여서 언제나 거리 음악회니, 재즈 무대니, 등등 온갖 역동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공간인데, 이렇게 멋진 공간도 있었네요.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없이 도로를 걸어가 보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한다네요. 이 문구를 본 순간 속이 다 시원해졌습니다.

 

솔직히 거리를 걸을 때 앞사람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걸어가면 완전 진로방해입니다. 그게 너무 속상했었는데, 이건 나만의 일이 아니라 모두 심각하게 받아들이나 봅니다. 하긴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귀를 막고 가다 보면 사고도 자주 난다는 통계를 본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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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열무, 부추, 무 등 김장 채소는 다 심습니다. 어른들도 호기심으로 다가와서 채소를 심습니다. 저 열무가 앞으로 얼마나 클지 이제 지나다니면서 볼 작정입니다. 그때 다시 비교 포스팅을 해볼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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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채소와 빨간 작은 화분의 조화가 매우 다정합니다. 저렇게 자란 김장 채소를 도대체 누구 입에 갖다 붙이느냐고 질문하면 정말 할 말은 없겠습니다. 중요한 건, 다 함께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생각해보자는 것이겠지요.

 

폭염의 한여름도 힘들겠지만, 없는 자들은 또 한겨울이 더 춥고 견디기 힘듭니다. 한겨울에는 어디 밖에 앉아있을 곳도 없어서 얼마나 힘이 드는지 모릅니다. 시간이 빌 동안 잠시 잠깐 어디 머물러야 하는 나도 겨울은 참 많이 힘들다고 느끼는데, 오죽 소외된 자들은 힘들까요.

 

안도현의 시(詩), <우리가 눈발이라면>에는 진눈깨비가 아니라 함박눈이 되어서 내리고 싶다는 구절이 있는데 그 함박눈도 없는 사람들은 전혀 반갑지 않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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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와서 심어주길 기다리는 김장 채소들이 서 있네요. 상추, 열무, 배추...오가는 사람들이 모두 멈추어 서서 신기한 표정으로 그러나 진지하게 보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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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 문화공간인 북카페 <고리>입니다. 지나다닐 때만 봐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는데, 시민의 공간이랍니다. 책들도 기증받은 책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신도림 예술문화공간 고리의 홈페이지를 처음 들어가 보니 즐거운 행사가 가득합니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볼 생각으로 즐겨찾기를 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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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세상에서 가장 작은 텃밭을 만든다는 캐치프레이즈가 눈길이 갑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텃밭일지는 몰라도, 가장 아름다운 텃밭입니다. 이런 작은 일들이 들불처럼 번져나가 발길이 닿는 곳 어디라도 푸르게 번져갔으면 합니다.

 

이제 견디기가 더 힘들 정도로 추위가 오면 마음이, 몸이 힘든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을 것입니다. 모두 따뜻한 마음들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시니어리포터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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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풍금소리
    2013.09.2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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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 벗이좋아
    2013.09.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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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일이네요~ 아이들에게 채소가 자라는 신기함을 알아가게 해 줄 거 같구요....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