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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텃밭은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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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웃의 시골 인심
2014.07.06 08:00

 

 

 

우리 집은 서울 구석 배기의 오래된 아파트이다. 그래선지 아직 시골 인심처럼 푸근한 정이 느껴지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아랫집 엄마는 어디서 콩나물이 생겼다며 집집이 한 봉지씩 나눠주기도 하고 상추나 푸성귀가 많으니 맛보라고 갖다 주기도 한다.

 

어제는 우리 남편과 친하게 지내는 옆집 아저씨가 시골에서 농약 없이 재배했다면서 큼직하고 탐스러운 양파가 가득 담긴 커다란 양파망 한 자루를 주셨다. 20kg도 넘는 듯 보물을 받은 것처럼 기쁘고 감사했다. 양이 많으니 아는 사람에게도 나눠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흐뭇했다.

 

작년에는 내가 서툰 솜씨로 메주를 사다가 염도계까지 준비하고 소금물에 담가 간장 된장을 떠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소금물 속에서 된장을 퍼내는데 복도식인 아파트를 윗집 아줌마가 지나다가 방충망 너머로 들여다보고는 문 좀 열어보라 했다. 아마 내 하는 모양이 매우 서툴러 보였던 것 같다.

 

인사를 하고 문을 열어드렸더니 간장독에서 메주를 건져내 함지에 담고 손으로 썩썩 문질러 된장은 이렇게 하는 거라고 시범을 보여주면서 작은 된장 단지 속에 깔끔하게 쟁여주고 가셨다. 소금물은 팔팔 끓여서 맛있게 간장 만드는 노하우도 자세히 설명도 해주었다.

 

사회가 위험하기도 해서겠지만, 이웃에 누가 사는지 모르게 꽁꽁 닫고 사는 아파트가 많다. 옆집 일에 그렇게 참견하고 사는 동네가 특히 아파트에 살면서는 아마 그리 흔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고맙고 즐거워 웃음이 났다.

 

요즘 푸성귀가 풍성하고 지천인 계절이다. 시장구경을 하다 보면 싱싱하고 값싼 채소가 많아 생각보다 과하게 장을 보게 된다. 싸고 좋아서 사오긴 했지만, 우리 집은 단 두 식구라 도대체 음식이 줄지 않는다. 오이도 한 보따리 사서는 바빠서 요리를 한참 못하다 보면 어느 날 냉장고 채소 칸에서 물러져 미끈거리는 것을 발견하고는 한숨을 쉰다.

 

이번엔 상해서 버리는 일이 없도록 반은 부추 양념으로 오이소박이를 만들었고 나머지는 둥글게 채 썰어 소금에 절인 다음 물기를 꼭 짜놓았다. 이렇게 하면 음식에 쓰이는 용도가 많아진다.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 약간 둘러 마늘 넣고 살짝 볶아내면 맛있는 오이 볶음이 된다. 고춧가루를 뿌려 갖은 양념으로 무치면 오이나물이 만들어진다.

 

여러 가지 쓰임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오이 이용법은 감자 샐러드에 넣는 것이다. 감자를 몇 개 쪄서 으깨 놓은 다음 양파, 당근, 오이를 소금에 절여 꼭 짜서 넣고 달걀도 두세 개 삶아 잘게 썰고 사과도 아삭하게 채치고 건포도도 술술 뿌린 다음 마요네즈로 버무리면 고소한 샐러드에서 씹히는 아삭아삭한 오이채가 정말 맛있다.

 

이번 오이는 지난번처럼 상해서 버려지기 전에 알뜰하게 소비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식빵에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기도 하고 그냥 저녁 반찬으로 한 접시 담아내도 좋다. 재료만 있으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다.

 

 

채소가 풍성한 계절에 이웃으로부터 양파를 선물 받고 냉장고의 여러 채소를 꺼내 감자 샐러드를 신 나게 만들었다. 식빵을 사와 샌드위치를 여러 개 만들어 나도 고마운 이웃에게 나눠드렸다. 무엇을 받을 때도 좋지만 이렇게 내가 만든 음식을 드리니 고맙다는 말에 나누는 자의 기쁨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시니어리포터 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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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리포터, 저도 당당히 참여하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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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1)
  • 청암(靑岩)
    2015.09.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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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운 텃밭 구경 잘하고 다녀갑니다.
  • 청암(靑岩)
    2015.09.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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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운 텃밭 구경 잘하고 다녀갑니다.
  • 밀키
    2015.08.0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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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사라다지요?*^^* 빵에 넣으면 일명 사라다빵~~~ 옛날엔 빵집에서 파는 곳이 많았는데 요즘은 거의 안팔아서 가끔 그리울 때가 있어요. 집에서 해 먹는건 빵도 샐러드도 단 맛이 없게 하니까 추억의 그 맛은 안 나더라구요.
  • 박혜경
    2014.07.0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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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희씨 그분은 시골에 집이 있다며 가끔 시골 반찬도 나눠주신답니다^^ 신나는 이웃이에요 ㅎㅎㅎ
  • 박혜경
    2014.07.0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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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자님, 텃밭에서 캔 감자 , 생각만 해도 맛있겠어요^^ 감자 정말 좋아해요^^
  • 안단테
    2014.07.0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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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게요...장독을 다독다독 친절히 가르쳐 주셨네요...ㅎㅎㅎ 감사한 이웃을 두셨어요...ㅎㅎㅎ
  • 조원자(강산)
    2014.07.0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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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텃밭에서 감자를 캐왔습니다. 감자 샐러드 단골 반찬으로 할것입니다.
  • 박혜경
    2014.07.0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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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자님, 우리동네 강북 끝쪽이지만 살기 좋고 인심도 좋아요^^ 감자샐러드 맛있게 만드셨기를...^^
  • 박혜경
    2014.07.0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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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애언니, 울 손녀가 뻥튀기를 좋아하던데 , 언니뻥튀기 사러 가야하는데...^^
  • 조원자(강산)
    2014.07.0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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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정이 넘치는 동네에 사시네요. 아마도 박혜경님의 인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감자 야채 샐러드 저녁에 해 먹을랍니다. 오늘도 반찬 걱정 하나 덜었습니다.
  • 벗이좋아
    2014.07.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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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들이 주는 것도 얻는 기쁨 그리고 내가 만든 것들을 나눠 먹을 수 있는 생활이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