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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텃밭은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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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밭에서 들리는 소리
2016.02.0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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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앞 강물이 얼어서 쩡쩡 갈라지는 소리를 한번 듣지 못 했다.

맑게 언 강바닥에 자는 듯 숨 쉬고 있는 누치를 찾아  강 위를 한 번도 걸어보지 못 했다. 강한 추위에 얼어붙을 것도

같은데 며칠 따뜻한 기온에는 얼던 강물도 스르르 몸을 풀어 버린다. 강바람이 불면 억새 흔들리는 소리만 서걱인다.

그렇게 겨울이 깊어 가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1월 달력을 넘겨야 한다. '세월 참 빠르다'라는 말을 할 사이도 없이 새

해라고 반겼던 1월이 쏜살같이 달아나 버렸다.

 

그러나 달아난 시간 끝에 초록 싹을 품고 있는 텃밭은 옹골지게 제 할 일을 하고 있다. 지난해 떨어진 케모마일 씨앗

에서 자란 싹이 튼실하기도 하다. 멀리서 보면 빈 밭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다지 냉이 국수댕이도 같이 자라고

있다. 흐르는 강물도 얼어붙게 하는  추위를 잘 견딘다.  된서리에 얼었던 제 몸을 햇살에 녹이며 7월의 태양을 그리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풀 반, 꽃 반이었던 텃밭은 지금 비어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떨어진 온갖 씨앗들이 움돋을 채비를 서두르고 있으

리라. 싹은 보이지 않지만 작약 뿌리도 촉을 세우고 햇빛과  비를 기다리고,  다듬고 뿌려둔 달래 실뿌리는 동들 동글

살찌울 채비를 서두를 게 분명하다. 두더지가 파놓은 땅굴로 행여 바람이 들어가지 않을까 싶어 발로 꾹꾹 밟아준다. 

 

햇살이 따뜻한 겨울 한낮에는 자주 텃밭을 서성이며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어디까지 왔을까.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까. 지난해처럼 텃밭을 가득 채워줄까.  어느새 검불을 들어 올리며 자라고 있는 케모마일 싹을 만나니 봄이 온

듯 반갑기만 하다. 

**누치~잉어과의 민물고기로 몸 길이는 50cm 정도. 한자어로는 눌어訥漁. 우리 동네에서는 눈치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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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1)
  • 청암靑岩
    2017.07.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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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운 텃밭 잘 다듬어서 알차고 맛있는 식 자료 길러 정다운 가정 이루어 봅시다. 더 많은 정성으로 고운 손길 모아 식 자료 사랑해 주세요. 오늘도 즐거움 가득하시고 행복하세요...꼭 꼭 꼭
  • 늘술
    2016.03.0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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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는 소리가 정말 들리는 것 같아요.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 벗이좋아
    2016.02.26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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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아무도 모르게 살금살금 오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 강미선
    2016.02.25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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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찬 새봄을 알리는군요,^^
  • 외출
    2016.02.20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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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싹의 생명력이 경이로워요.
  • 송천선일
    2016.02.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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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밭에서 들리는 소리는 정녕 봄이 오는 소리이겠지요
  • 산들
    2016.02.1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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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을 느끼는 훌륭한 내공입니다..멋진 일들만 가득 할거라 생각됩니다~~
  • 후투티
    2016.02.1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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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싹이 움트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경지라니, mituri님 대단합니다.
  • mituri
    2016.02.1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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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살이 하다보니 그저 들리고 보이는 것들이 저들의 이야긴걸요. 고맙습니다.
  • kjh30106
    2016.02.0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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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치라는 물고기가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네요.
  • mituri
    2016.02.14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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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마을에서는 팔뚝만한 눈치라고 부르더라구요. 맛은 없다고 환영받지 못하지만 얼음장 밑으로 움직이는 고기 구경할 때는 인기 많답니다.
  • 나루
    2016.02.0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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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에 갔을 때 그 밭을 둘러봤어요. 배꽃님과 매생이 떡국 끓일 때 그대의 시어머님과요. 비닐하우스에도 가봤더니 시금치와 몇 가지 채소가 죽지 않고 있더라고요. 배추도 몇 포기 있고요. 이번 설에 나막김치 담그세요.
  • mituri
    2016.02.1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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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녀가신 뒤라 눈앞에 보이는 듯 하시지요.~^*^오늘도 그 시금치 솎아서 밥 한 그릇 뚝딱했답니다. 오늘은 성급하신 울 엄니 상추 옯겨 심었는데 눈발이 날리네요.
  • 비내리는차
    2016.02.0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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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와 빈들에 파릇파릇 새씩이 돋는걸 보면 신기하답니다.
  • mituri
    2016.02.1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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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봄이 많이 기다려지는 요즘이랍니다.~
  • 조원자(강산)
    2016.02.0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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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밭이 잠에서 깨어나는 듯합니다. 지난 번 꽃차, 꿀 너무 감사했습니다.
  • mituri
    2016.02.0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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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사는 마을에서 만나게 되다니요~~^*^ 저도 반가웠습니다. 꽃차와 꿀 생각나면 언제든 오시어요..
  • 자유로운 영혼
    2016.02.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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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봄에 대한 기대로 겨울 추위를 이겨야겠습니다. ㅎㅎ
  • mituri
    2016.02.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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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하고 있답니다. 겨울을 잘 견뎌야 봄을 일찍 맞이할 수 있을테니까요.
  • 세상만사
    2016.02.0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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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요. 겨울은 잠자는 계절이 아니라 준비하는 계절입니다.
  • mituri
    2016.02.0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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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멈춘 듯 하지만 선생님 말씀처럼 준비하는 계절이 맞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