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주는 행복

 
우리 동네에는 다른 곳보다 나무들이 많은 편이다. 아파트 조경에도 아주 나무들이 많고 키가 큰 소나무들과 그 사이사이로 단풍나무며 여러 가지 꽃나무들이 즐비하게 있고 아파트 안 도로에는 벚나무가 줄지어 서서 꽃을 피웠다. 이젠 꽃잎이 거의 떨어지고 초록 잎과 붉은 꽃받침이 남아 이제 벚나무의 형태가 여름으로 달음질하려한다. 자주 지나는 길에 마지막하게 소나무에 연한 소나무 열매가 솟아난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연한 열매 순이 예쁘기도 하고 보기도 좋다. 요즘 부지런히 걸어 다니면서 그동안 보았던 것도 더 새롭게 보임은 무슨 탓일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 소나무가 가장 많은데 요즘은 산마다 동네 어귀 야산에도 소나무 재선충으로 초록색으로 덮어둔 것을 보노라면 참으로 안타깝다. 재선충이 갈수록 심해 이제 정부에서도 특단의 조치도 발표하고 지자체별로 재선충 잡기와 예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때는 우리포항 인근 지역 산에도 누렇게 병들어 가는 소나무가 참 많았다. 
 
아까운 소나무를 베어내고 그것을 약품 처리해서 확산을 막기 위해 초록색 천막으로 덮어두어 멀리서 보면 초록색 무덤이 생긴 것처럼 보인다. 가끔 타지에 가서도 케이블카를 타거나 놓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너무도 보기도 흉하게 많이 있다. 나도 사실 처음엔 그렇게 해 놓은 것이 재선충으로 인해 생긴 것인지를 몰랐다. 알고 나서 보니 정말 너무 심하다는 것이 아까웠고 어떻게 저만큼 심할까 싶었다.
 
전국적으로 너무 심하니 무슨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데 식물도 동물도 자연이 주는 병이 왜 이리 많은지. 심해도 너무 심하다. 소나무는 여러모로 먹을거리나 약재 그리고 우리에겐 추억을 심어준 없어선 안 될 나무인데 지날 때마다 나를 유혹하는 소나무가 하루하루 다르게 열매가  아주 예쁘게 크면서 어린 시절로 손짓하고 있었다.
 
우린 방학이나 휴일이면 동네 앞 솔밭에 모이는 것이 일과였는데 그곳엔 소나무만 몇 그루 있었고 무덤(묘)이 몇 개 있었다. 거기서 우린 종일 놀았고 밥 먹을 시간에만 집에 가서 먹고 누가 먼저 오나 싶을 정도로 모였던 우리의 아지트였다.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다 모일 정도였다. 동네 앞에 있다 보니 집에서도 다 보이는 곳이라 더욱 더 그랬던 것 같다.
 
봄이면 한창 물이 오르는 소나무 열매(솔방울)를 따서 그냥 먹기도 하였다. 그게 우리의 간식이었겠지. 싱싱한 것은 정말 더 맛났고 서로 좋은 걸 따려고 다투어 따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도 우리에게 그걸 나무라지도 말리지도 않았다. 어리고 못 따는 아이들을 위해선 따 주기도 했다. 요즘 과일들과는 다른 별미였던 것 같다. 이걸 먹고 자란 우리 같은 아이들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다. 난 이 열매를 볼 때마다 너무도 신기하게 그때가 또렷이 떠오른다. 
 
참 옛날이 동화 같은 시절이었는데 오십을 넘은 지금도 가끔씩 그곳이 생각난다. 지금은 그곳에 우사가 들어서서 달라졌지만 친정에 갈 때마다 지나면서 그때를 추억하게 된다. 거기에 모이면 우린 어김없이 말뚝박기도 나무에 오르기도 하면서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는데 우리 스스로 재주를 부리고 참 모두가 개구장이처럼 놀았다.
 
거기서 따먹는 소나무 열매는 솔방울이 되기 전까지 우리의 먹을거리가 되어 주었고 조금 더 자라면 소나무 여린 가지를 꺽어 송기라는 것을 입으로 긁어 먹었는데 그기도 물기가 있어 참 맛있었다. 달콤하거나 새콤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겐 둘도 없는 간식이었다. 이 또한 우리들은 시골 태생이라 늘 먹던 것인데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모를 것이다. 그 맛은 그냥 이야기 해 줄 수도 보여 줄 수도 없는 것이라 더욱 안타깝다. 내 마음속에도 우리 친구들 가슴에도 묻어둔 아주 행복했던 추억이다. 누구보다 나에게 이런 추억이 가득 있어서 참 감사하다. 시골에서 자라지 않았다면 어디서 이런 것을 보고 체험하고 알까. 그리고 솔밭 옆 찔레나무 여린줄기는 그냥 꺾어서 껍질을 벗기고 먹었으니 이 또한 빼빼로 같은 작은 초록 막대 여린 가지가 새 맛을 가져다준다.
 
자연에서 얻은 간식이 우리를 건강하게 자라게 했고 추억까지 남게 해주었다. 열매가 좀 더 있으면 송홧가루를 날리는데 송홧가루는 모으면 우리에게 좋은 약재가 된다. 요즘도 아버지는 엄마가 필요하다고 하면 소나무 속껍질을 벗겨 주신다. 이것을 삶아서 송기떡을 하는데 송기송편을 해 놓으면 색깔도 예쁘고 보기도 좋고 맛은 더 좋다. 내가 이것을 가끔 어른들께 갖다 드리면 송기송편을 흑미송편으로 아신다. 그런데 먹어보면 맛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송기절편도 색도 맛도 참 예쁘고 좋다. 소나무가 나에게 이 봄에 숨겨둔 추억을 꺼내게 해서 살짝 들여다보았다. 다 전해 드리지 못함은 안타깝지만 나의 마음속 일기장엔 차곡차곡 쌓여있다.
 
나의 생각주머니 추억 일기장은 그야말로 무진하다. 저 소나무 열매가 좀 더 크고 물이 오르면 하나 따서 먹어 볼 것이다. 그때 그 맛일까. 나도 아주 궁금하다. 솔잎을 깔고 찐 송편 향도 느껴지는 것 같다. 내 엄마의 손맛과 함께!
 

<시니어리포터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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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안장익 5월4일 오전 10:28
솔방울이 되기전 막 솔잎을 낼 때 그 솔잎이 정말 맛이 있었습니다. 지금 그걸 먹으라 해도 먹을 사람이 별로 없을 겁니다만 그 맛있던 솔방울이 5월을 넘어가면 먹을 수 없게 되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사람의 정절함을 나타 낼 때 소나무의 청초함에 비유 합니다만 사대주의 시절 그 동경한던 중국에는 소나무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산도 그렇게 많지가 않았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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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술 5월3일 오후 3:23
소나무는 우리생활에 느무나 많은 혜택을 주는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버릴것이 하나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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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성하 5월3일 오후 2:30
늘 푸른 소나무 만나면 참 좋습니다.
예쁜 추억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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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현 5월3일 오후 12:08
산을 다니다보면 소나무 숲을 지날때가 가장 기분이 좋지요.공기맑고 냄새좋고 기분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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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생 4월26일 오전 8:54
시골에서 자라면 이런추억을 먹고 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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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애 4월26일 오전 7:33
소나무 열매는 먹어 본 적이 없네요... 올해엔 앞 마당에 있는 소나무 열매 맛을 봐야겠네요. 어떤 맛인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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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기 4월25일 오전 6:53
늘 추억을 먹고사시네요
오늘도 그 추억을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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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4월25일 오전 9:16
우리도 때론 그렇게 놀았던것 같습니다
추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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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4월21일 오후 11:15
한그루의 소나무라도 잘 보살펴주어야 겠습니다, 아주 작은 어린 솔바울을 끓여 그 물로 양치를 하면 충치를 먹지 않는답니다.그런데 좀 맛이 그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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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4월25일 오전 6:09
아 그런 좋은것도 있네요
양치에도요
한번은 해보고 싶네요
향도 좋을듯 합니다
그래서 소나무향 치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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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영 4월20일 오후 6:29
소나무 열매를 먹는건지는 처음 알았어요..솔잎으로 보리차처럼 끓여 마시면 좋다는건 알았어도,열매를 먹을수 있는지는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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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4월25일 오전 6:08
그렇지요
시골서 자란 저희는 자연에서 먹거리를
삶자체가 다 놀이였습니다.
동네앞 소나무들이 그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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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석 4월20일 오전 10:36
마음속 일기장, 더 많이 펼쳐보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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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4월25일 오전 6:06
참 무궁무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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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4월20일 오전 10:30
소나무는 버릴 게 하나도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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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4월25일 오전 6:06
네 맞습니다.
소나무 하나도 버릴것이 없조
그기다 땔감으로도 창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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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영 4월20일 오전 9:22
소나무는 언제나 우리에게 변함없이 삶의 지혜를 주는 것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늘푸른 상록수로서 굳굳하게 살아가는 모습 많이 배우곤 합니다. 좋은 글 쓰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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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4월25일 오전 6:05
소나무는 참 강하고 푸름을 주는 꿋꿋한 나무로 어딜가나 볼수있는 멋진나무죠
요즘 송화 가루로 알레르기가 있는분들에겐 힘들지만
곳곳에 소나무가 참 멋있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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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4월20일 오전 9:14
추석때면 뒷산 솔잎을 따다 송편은 찌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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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4월25일 오전 6:03
네 그렇죠 송편도 솔잎을 찍은 약도 자연에서 얻는 것이었고 좋았는데
이젠 이것도 어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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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길 4월20일 오전 8:56
이지영님은 좋은 추억을 많이 가지고 계시네요. 큰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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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4월25일 오전 6:02
네 선생님 시골에서 자라고 한것이 이젠 다 추억이네요.
놀이 자체가 다 추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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