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사전 등록제를 아시나요?
 
연인이 사랑에 빠질 때 하는 말이 있다. ‘나는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야!’ 그러나 이 말은 결과적으로 보면 거짓이다. 시간이 흐름과 함께 사람은 누구나 변하기 때문이다. 얼굴 모양, 눈썹의 형태와 길이, 체중과 키, 머리카락 굵기, 심지어 마음까지도 달라진다. 그러나 사람의 신체 중 단 한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지문이다.
 
지문은 물리적인 힘으로 훼손하거나 깊은 상처를 내어도 그 상처가 아물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그리고 지문의 형태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특성을 갖는다. 쌍둥이의 경우도 유전자 검사로는 식별이 불가능하지만 지문을 통해 구분할 수 있다. 지문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그 지문의 특성을 이용해 보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범인을 특정하거나 실종 사건을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설마 나에게 그런 끔찍한 일이 생길까 생각되지만, 현실에서 '설마'는 얼마든지 예상을 뒤집고 촌각을 다투는 위급상황으로 일어날 수 있다. 요즘은 '할빠, 할마'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로 조손 가정과 맞벌이로 바쁜 자녀들을 위해 손주를 대신 키워주는 노인세대가 많아졌다. 게다가 치매나 지적장애인 등의 보호는 날로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항상 위험과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자칫 눈 깜짝할 사이에 눈앞에서 가족을 놓치게 되고 영원한 생이별의 고통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실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고가의 첨단장비들이 생활에 이용되지만, 말처럼 24시간 내내 그들을 지켜볼 수 없을뿐더러 인권의 문제와 맞물리면서 불협화음을 만들기도 한다. 소통의 시대에 소통을 가로막는 문제로 첨예한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 과학장비는 또 다른 과학을 불러들이게 된 것이다. 보호를 필요로 하는 가족의 지문을 사전에 등록하면 위급상황이 일어났을 때 원활한 가족 찾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지문 사전 등록제'다.
 
 
 
막상 낯선 환경에 처하면 사람은 누구나 당황하게 되고 심리적으로 심한 위축감을 느낀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사는지 말하고 싶지만, 생각처럼 몸이 제때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고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공포감으로 울음부터 터뜨려 좀처럼 신상파악을 하기가 쉽지 않다. 차량 이동도 빈번하고 여러 변수가 작용하기 마련인 실종자 찾기는 숙달된 경찰도 어려움을 겪기 일쑤여서 영원한 미제사건으로 남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 미리 지문을 등록해 놓으면 보다 안전하고 신속한 해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며칠 전 낯익은 동네 주민이 벨을 눌렀다. 무슨 일인가 싶어 나갔더니 아들 세대와 함께 살고 있던 할머니(주민의 시어머니)가 실종되었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뇌졸중을 앓으면서 팔다리의 움직임도 둔화해 보행도 무척 힘든 상태인데 설상가상으로 2년 전부터 치매까지 시작되었다는 것. 평소 할아버지가 개조한 사륜구동 오토바이에 할머니를 태우고 자주 어딘가를 다녀오시는 모습을 보면서 할머니와 병원에 다녀오시는 거라 짐작했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시는 할머니를 위해 그때마다 할아버지가 동행했던 거다. 아직은 치매 초기여서 안심을 하고 있던 터에 그만 진행 속도가 빨라진 할머니의 동선이 묘연해진 것이다.
 
그 아들은 파주경찰서 실종수사팀에 신고하고 오는 길이라며 동네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젊은 부부가 직장에서 달려와 입술을 떨며 말을 잇는데 어찌나 딱해 보이던지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그런 일은 누구에게 예고하고 찾아오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아무리 인생을 오래 살아도 일을 당한 심정은 모두 같을 거라는 생각에 주민들도 황망해 하고 있는데 멀리서 순찰차가 다가오더니 마침내 경찰이 할머니를 모시고 내리는 것이다. 사전에 등록한 지문 등록 덕분에 옆 동네 지하철역에서 배회하던 할머니를 빠른 시간 안에 찾게 된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해가 지면 어머니를 찾을 가능성이 더 줄어들 거라고 울먹이던 아들은 그저 가벼운 생각으로 등록한 것이 이렇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 몰랐다며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덕분에 우리도 잠자리에 들도록 그날의 해프닝에 대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아이들이 있는 가정도 아이들의 지문을 미리 등록해 언제든 닥칠 수 있는 불의의 사고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2년 7월부터 시행한 일이라는데 우리 시니어님들께도 좀 더 널리 알려야 할 것 같아 올려본다.
 
 
등록대상은 18세 미만 아동, 지적 장애인, 치매 질환자 중 보호자가 원하는 사람으로 정해져 있고, 등록할 본인과 보호자가 함께 가까운 경찰서에 가면 아주 간단한 절차만으로 등록이 가능하다고 한다. 경찰서 방문이 여의치 않다면 스마트폰의 '안전드림' 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스마트폰 앱스토어(또는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아 직접 얼굴 사진과 지문 사진을 등록하면 된다. 
 
지문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등록 대상자와 보호자가 함께 방문해 사전 등록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신청서에는 신청인의 인적사항과 등록 대상자의 기본 정보와 키, 몸무게, 얼굴형, 머리색, 흉터나 점 같은 신체적 특징까지 기재해야 하며 신청서와 함께 주민등록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도 제출해야 한다. 그 후에 등록 대상자의 사진을 촬영하고 지문 스캔 장비로 지문을 등록하면 끝이다.
 
등록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하고 빠르다. 단, 미아방지를 위해 아이의 지문을 등록할 경우 생후 18개월이 지나야 지문이 생성되기 때문에 만2세 이후부터 지문을 등록할 수 있다. 내가 사는 파주시에는 올해 3월 기준으로 아동, 지적장애인, 치매 노인 등 4,555명의 지문이 등록돼 있다고 하니 다들 한결같은 마음에서 참여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미아도 실종자도 발생하지 않는 파주가 되었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모두 더이상 가족을 잃지 않고 웃음 넘치는 가정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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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리포터 이영란 (레드)
모퉁이 돌아 작은 상자를 열면 오늘도 거기, 내가 앉아있을까. 가을바람에게 길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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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조원자 4월21일 오후 11:10
그래서 10년전의 범인을 지문으로 찾는다하여 가끔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합니다. 오늘도 좋은 정보를 알려주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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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4월23일 오전 8:09
네, 그러게요. 요즘은 범인 특정하는데도 많이 쓰인다니 정말 좋은 세상이죠?ㅎㅎ 주변분들께도 많이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이번 동네 일을 보니 모르는 분께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심정이 들더군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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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4월21일 오후 9:35
변하지 않는 지문은 절대 가치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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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4월23일 오전 8:06
그렇겠죠? 얼굴이나 덩치는 인위적인 기술로도 바꿀 수 있는데 지문은 그대로라니 신기하기도 하고 신비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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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필 4월21일 오후 6:55
아는 것이 너무 많으면 세상 살기가 그만큼 힌들다고들 하는데... 대체 몇개의 자동 센서를 갖고 있나요? 레드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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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4월23일 오전 8:04
하핫, 그런가요? 제가 워낙 여기저기 관심이 많아 레이더를 열심히 돌리지만 정작 아는 건 많지 않습니다. 주변분들께 많이 알려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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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길 4월21일 오후 3:44
아이들에게나 어르신들에게나 아주 도움이 되는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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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4월23일 오전 8:03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이예요. 요즘은 좋은 제도들이 생겨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이 계절, 정 선생님도 잘 보내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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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석 4월21일 오전 10:31
아주 유익한 정보!!!........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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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4월23일 오전 8:01
유익한 정보라고 해주시니 기분 좋네요. 어르신들이 생각나 정말 부지런히 썼거든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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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명주 4월21일 오전 9:51
아~~그런 제도가 있었군요. 이웃집 할머니가 별 일 없이 돌아오셨으니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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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4월23일 오전 7:59
아주 동네가 시끌벅적했어요. 어르신이니 안타깝기 그지없고 아주 심란했지요. '경찰아저씨'가 그렇게 이뻐보이긴 처음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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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경 4월21일 오전 9:31
좋은 제도를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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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4월23일 오전 7:57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서 얼른 썼지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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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4월21일 오전 8:59
아이들 가진 부모는 꼭해두어야 할거 같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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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4월23일 오전 7:56
네, 그렇다네요.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니까 김은아 선생님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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