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을 찾으러 나가다

 

 
일요일인 오늘 비가 온다더니 어제와 달리 바람도 없이 날씨가 너무 좋다. 남편이 저녁에는 비빔국수를 해먹자고 한다. 마트에 국수를 사러갔다 오다가 모퉁이 도는 순간 하얀 작은 풀꽃을 보았다. 주머니에 핸드폰이 없다. 내일, 모레 비가 오면 못 볼 수도 있다. 집에 와서 시장을 봉투를 내려놓고 이러다가 올봄 예쁜 꽃을 놓치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들고 들꽃, 풀꽃을 찾으러 무조건 밖으로 나갔다. 남편이 어디 가느냐는 말에 ‘잠깐 예쁜 꽃을 보고 온다.’는 한마디 던지고는.
 
 
작은 하얀 꽃은 별꽃이 아닌 듯하다. 이름을 모르겠다. 동네 바위와 돌 사이에도 가로등 아래에도 이름 모르는 작은 노란 꽃들이 따사한 햇볕에 곱게 피어있다. 얼마 전까지 조금씩 보였는데 어느새 이렇게 피었는지 하루가 다르게 핀다. 이제 민들레에 이어 씀바귀가 노랗게 피기 시작한다. 냉이, 별꽃이 오늘따라 더 곱다. 이 모든 꽃은 작은 꽃들만이 서로 이웃하며 피어있다. 사람 눈에 띄지 않게.
 

 

곧 철쭉 꽃봉오리가 마을을 온통 꽃 세상으로 만들 듯하다. 철쭉 사이에서 흰 제비꽃을 보았다. 보라색 제비꽃은 여기저기에서 많이 보인다. 흰 제비꽃은 흔히 보이지 않는다. 하얀색으로 피우기 때문에 흰 제비꽃이라 하는데 완전히 순백은 아니다. 꽃잎에 보라색의 띠 줄이 그어져 있다. 흰 제비꽃의 꽃말은 순진무구의 사랑이라 한다. 바람둥이 제우스가 양치기 소년 아티스의 약혼자 이오에 반해 숲의 여신에게 제비꽃으로 바꾸게 한 후 숨겨 버렸다는 전설이 있다. 흰 제비꽃 옆에는 얼핏 보아서는 잘 안 보이는 초롱같이 생긴 보랏빛 꽃도 있다. 들꽃, 풀꽃은 앉아서 보아야 예쁘다.

 

 

공원 울타리의 조팝꽃이 오가는 사람의 눈길을 끈다. 이 꽃도 자세히 보니 너무 예쁘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 제일 좋아하던 찔레꽃을 닮았다. 찔레나무는 잎이 나 있지만 꽃은 아직 안 보인다. 장미보다 잎은 먼저 나오지만 꽃은 장미보다 늦게 핀다.
 

 

허름한 옛집 담 모퉁이에서 할미꽃을 보았다. 산소에서 보았는데 마을에서 또 보니 너무 반갑다. 우리 엄마가 나를 따라왔나 싶다. 막냇손자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울타리 개나리가 노란 꽃 반, 초록 잎 반으로 더 싱그럽게 보인다. 그런데 개나리 바로 옆에서 개나리를 닮은 노란 꽃봉오리가 있다. 노란 콩 꼬투리 같아 신기하다. 들이나 먼 산에 가지 않고 이렇게 동네에서도 많은 꽃을 보니 너무 신기하고 좋다.
 

 

나는 사계절 중 봄이 제일 좋다. 이렇게 예쁜 작은 꽃들이 있고 파릇파릇 나오는 새싹은 어린이에게도 모든 젊은 사람, 우리 시니어들에게도 희망과 꿈을 준다. 새해에 나의 결심인 더 많은 시간을 나에게 주기로 한 약속과 함께 나는 이 봄에 또 하나의 꿈을 꾸어본다. 꽃과 같은 아름다운 생활을 하기로.
 

 

한 시간이 훌쩍 넘은 듯하다. 부랴부랴 집으로 가니 남편이 냄비에 국수를 삶고 있다가 양념은 나보고 하라며 소파로 간다. 같이 가다가도 꽃을 보면 뒤처져서 사진을 찍는 나에게 언제나 아무 말 않고 기다려 주는 남편이 그저 고맙고 오늘도 아무 말 않고 기다려 주어서 또 고맙다.

 

<시니어리포터 조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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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리포터 조원자 (큰며느리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많은 이야기 나누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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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육영애 4월26일 오전 7:46
정말 지천으로 피고지는 작은 꽃들에 애정이 가는 계절입니다. 저도 그냥 찍어 놓아요... 너무 좋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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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4월26일 오전 8:57
그렇지요. 선배님도 꽃을 좋아 하시지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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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4월22일 오후 8:05
풀꽃 하나까지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는 심성이 아름답습니다. 말없이 기다려주시는 넉넉한 분도 옆에 계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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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4월26일 오전 8:56
네, 하도 이리저리 꽃을 찾으닌까요. 할 수없이 기다려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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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순 4월22일 오후 7:20
꽃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 보는 마음이 더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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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4월26일 오전 8:56
누구나 좋아하는 꽃입니다. 강희순님도 꽃을 무지 무지 사랑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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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4월21일 오후 9:03
연둣빛 잎이 날개를 펴는 사이 사이 아직도 봄꽃이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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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4월21일 오후 10:38
네,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 목련, 벚꽃, 그다음, 그다음... 이렇게 아름다운 꽃은 계속 이어 사계절 피어줍니다. 요즈음은 라일락이 곱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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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필 4월21일 오후 6:46
옛적엔 할미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것 같은데 요즘은 자주빛 비로드 옷을 입은 것 같아 여러 번 들여다 보게 되더군요. 모든 꽃이 각각 그만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미처 몰랐지요. 생각하면 많이 미안하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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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4월21일 오후 8:15
네, 선생님의 고운 시나 글을 읽다보면 선생님은 꽃을 무척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할미꽃을 자주빛 비로드로 표현하심도... 늘 그런 생각이 들지만 한번 도 그렇게 표현을 한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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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석 4월21일 오후 2:25
순진무구의 사랑이란 꽃말!............전설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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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4월21일 오후 8:12
네, 순진무구한 흰 제비꽃의 꽃말입니다. 전설 같지요. 꽃 박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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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길 4월21일 오후 12:15
화려한 꽃도 좋지만 작고 여린 꽃도 사랑스런 눈길로 봐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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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4월21일 오후 8:11
네, 자세히보면 참 곱고 예쁜 작은 풀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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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명주 4월21일 오전 9:28
봄꽃, 그 중에서도 아무데나 피어있는 봄꽃은 너무 사랑스러운 것 같습니다. 비록 이름은 몰라도 하나 하나 귀하게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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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4월21일 오후 8:11
네 무심코 보는 작은 풀꽃이 참 곱고 예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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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경 4월21일 오전 9:22
봄맞이에 한 눈을 판 소녀같은 선생님과 그 곁을 지켜주시는 남편분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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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4월21일 오후 8:10
예쁜 꽃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은 우리 모두 다 같은 마음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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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영 4월21일 오전 9:20
조선생님 멋있는 자생 꽃들을 많이 알고 있네요. 제비꽃, 민들레, 할미꽃, 조팝나무 등은 알 수 있지만 별꽃, 풀꽃 등은 잘 모르겠네요. 하옇튼 잘 보았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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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4월21일 오후 8:09
네, 저도 감사합니다. 늘 좋은 말씀으로 댓글을 달아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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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4월21일 오전 8:49
요즘 꽃들이 많이 얼굴을 내민듯 합니다. 즐거운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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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4월21일 오후 8:09
네, 새기운을 주는 봄이기에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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