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숲 찾기-영덕
 
영덕에서 가볼 만한 곳은 영덕 대게를 빼고 들어본 적 없다. 오로지 영덕 대게를 손꼽을 뿐이고 해맞이 공원이 유명하다. 영덕 대게는 그저 크기가 큰 대(大)게인 줄 알았다. 대게의 발 붙은 모양이 대나무 마디처럼 이어져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고려를 창건한 왕건이 영덕 축산항 근처 차유 마을에서 영덕 대게를 먹었다고 한다. 일품인 대게 맛이 얼마나 좋았던지 그때부터 영덕 대게가 유명해졌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도 임금님께 진상하던 식품이라고 한다. 영덕에서는 매년 3월 영덕 대게 축제가 열린다. 딸과 찾아간 영덕은 이미 축제가 끝나고도 한참 지났다. 대게 시장 상인들도 요즘은 살이 들지 않았다고 알려준다. 홍게도 마찬가지라고 하며 러시아산 킹크랩을 권한다. 상인들은 탐탁지 않은 듯 예전처럼 서로 붙잡으려 하지도 않았다. 비싼 가격만큼 맛나고 푸짐하면 좋으련만 눈요기만 잘했다.  
 
영덕에는 '신재생 에너지 단지'가 있고 '메타세쿼이아 숲'이 영덕 군청 홈페이지에 소개된 곳이다. 숙소에서 가까운 '메타세쿼이아 숲'으로 찾아갔다. 요즘 세상 살아가는데 어머니·아내·내비게이션 말만 잘 들으면 큰 문제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아는 길도 물어서 가라던 속담은 이제 내비게이션이 차지했으니 속담도 변하는 세상이다. 내비게이션이 있으니 안심하고 찾아 나섰다.
 
 
숲으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은 시골길이었다. 길은 좁고 먼지가 풀풀 날리고 길옆 깊은 도랑에 물이 흐르고 있었다. 교행은 하지 못하는 길이었다. 다행히도 안쪽에서는 길을 넓히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큰 덤프트럭이 자주 드나들고 붉은 먼지가 연신 피어올랐다. 멀리 숲이 보였다. 차량 몇 대가 서 있었다. 주차장 역시 아직 모양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뙤약볕 아래 차를 세우고 숲으로 들어갔다.
 
메타세쿼이아는 오래전 화석으로만 존재하던 나무였다고 한다. 1941년 중국 쓰촨 성과 후베이 성 근처에 흐르는 양쯔 강 지류인 마타오치 옆을 순찰하던 산림 공무원이 큰 나무를 발견했다고 한다. 나무의 표본을 조사한 결과 화석이 아닌 현재 4,0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고 중국 지질학회가 발표했다고 한다. 300만 년 전 지구상에서 멸종된 줄 알았던 나무가 세상에 알려지자 세계의 식물학자들은 충격과 큰 기쁨이었다고 한다.  
 
숲을 찾아갈 때는 이런 곳에 우리 아니면 누가 또 찾아오랴 싶은 곳이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 그늘로 들어서서 깜짝 놀랐다. 높은 나뭇가지 위에 빼곡한 나뭇잎이 지붕 같다. 나무 밑에는 사통팔달 바람이 잘 통하도록 길이 잘 뚫려 있다. 멀리서 중년 부부가 나란히 손을 잡고 산책하고 있었다. 외손녀들과 마주치자 쌍둥이처럼 귀엽고 예쁘다며 먼저 인사를 건넨다. 두 아이는 수줍어만 했다.
 
 
도시에서는 덥다는 말이 입버릇처럼 나오는데 숲에는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한기마저 느꼈다. 집을 떠나 여행하다 보면 어느 곳이나 편하게 앉을 수 있는 곳이 마땅하지 않다. 유명하다 싶은 곳은 어딜 가나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곳은 조용하고 한적했다. 이따금 놓여 있는 벤치에 앉아 잠시 쉴 수 있어서 좋다. 뒤따라오는 다른 가족도 일부러 이 숲에 찾아 왔으리라. 그 가족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온 3대 여행이 보기에 좋았다.
 
가로세로 길이 난 쪽으로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앞으로나란히' 줄 선 듯하다. 영덕이라 하면 대게뿐인가 했는데 숲이 있어서 좋다. 아직 그리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 아닌 듯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몰려오는 사람 때문에 몸살을 앓을까 괜한 걱정이 앞섰다. 때가 묻지 않은 지금처럼 좋은 숲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두 아이는 나무에 손을 내밀었다. 손이 닿는 모든 나무에 손끝을 스치며 지나가고 있었다.
 
손끝을 다칠까 염려하는 나에게 할머니도 한번 해보면 재미있다고 알려준다. 놀며 쉬며 숲 한 바퀴를 돌아 나왔다. 가로수만 보았던 메타세쿼이아다. 깊은 그늘을 만들고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정말 상쾌하고 좋았다. 아직 덩치는 가늘고 키만 크다. 머지않아 아름드리 큰 메타세쿼이아로 가득한 멋진 숲으로 변하리라. 영덕 바다 구경보다 더 좋은 메타세쿼이아 숲 산책이었다.

 

<시니어리포터 박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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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리포터 박옥희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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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전찬호 7월18일 오전 6:32
영덕을 다녀왔습니다만 ... 메티쉐콰이어 숲길을 못 보았네요.
곧게 줄지어 선 나무들을 잘 보여주셨네요.
보여준 사진 참 잘 찍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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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희 7월22일 오전 8:03
영덕에서도 영해면 쪽에 있어서 일부러 찾지 않으면 여간해서 가보기 어려운 곳인 듯합니다. 잘 자라고 있으니 언젠가 아름드리 나무가 되겠지요? 사진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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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7월17일 오후 10:15
어쩌면 이렇게 사진을 잘 찍으셨는지요? 매태세퀘이아의 멋진 숲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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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희 7월22일 오전 8:04
엇~~정말요? 저는 사진을 너무 못 찍어서요...ㅋ 칭찬에 그저 기분이 마구 좋아집니다...ㅎ 좋은 숲이 사람을 이롭게 하리라 믿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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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석 7월17일 오후 1:29
대나무 마디처럼~~`逸品???............매타세퀘이아의 멋진 숲으로 화이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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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희 7월17일 오후 7:23
네, 일품이었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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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옥 7월17일 오전 11:15
아하! 고려 태조대왕께서 드셨던 영덕 대게를 오래 전 우리 가족이 여름 휴가차 서해안에서 경주로 가는 길에 현지에서 먹었단 말이구나. 메타세쿼이아 숲길 쭈~욱 걸으면 머리도 마음도 맑아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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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희 7월17일 오후 7:22
네, 그렇다고 합니다...ㅎ그 휴가는 대게와 함께 맛있는 추억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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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7월17일 오전 10:50
메타세쿼이아 숲이 사진으로만 보아도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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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희 7월17일 오후 7:22
그날은 기온이 낮아서 더욱 시원했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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