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익장

 

오늘은 아는 분의 소개로 노원구 자치회관에서 제15회 프로그램 경연대회가 있어서 관람을 갔다. 같이 갔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분은 다른 약속이 있어 혼자 참석하였다. 19개의 자치회관에서 1년 동안 열심히 연습하여 준비한 작품을 누가 더 잘하나 겨루는 시합이기보다는 서로를 응원하며 신명나게 즐기는 잔치 한마당이었다.
 
노원구 주민회관의 가장 큰 공간인 대강당이 좁아 나중에 온 사람들은 앉을 자리가 없어 서서 관람했다. 순서가 진행됨에 따라 공연장의 열기는 더해갔다. 응원의 열기는 자기 동 선수뿐 아니라 다른 동네 선수의 공연에도 아낌없는 응원이 넘쳐났다. 다 잘하니 어느 동에서 왔는지는 신경도 안 쓰고 발표할 작품에만 신경 썼다. 라인 댄스의 순서였다.
 
여러 명이 단체로 춤을 출 때는 가장 실력 있는 리더 격이 되는 사람이 무대 정면 중앙에 서는 것이 보통이다. 공연 중 순서를 깜빡 잊었을 때 중앙을 보면 다음 순서를 금방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연세가 제법 드신 분이 정면 중앙에 섰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분은 80세가 넘은 분이셨다. 젊은 사람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는 노익장을 과시하셨다.
 
노익장(老益壯)이란 뜻은 늙었어도 의욕이나 기력은 젊은이 못지않게 장하고 왕성하다는 말이다. 이 말의 기원은 전한 말과 후한 초에 ‘마원’이라는 명장이 있었다. 그는 그릇이 크고 무예가 출중해 ‘독우관’이라는 시골 관리가 되었다. 그는 태수의 명을 받고 죄수를 호송하던 도중 그들의 괴로워하며 울부짖는 것을 보고 또 딱한 사정을 듣고 모두 풀어주었다. 자기도 돌아가지 못하고 북방으로 도망하였다. 그는 도망친 후 북방에 정착하여 빈손으로 시작하여 소, 말, 양을 수천 마리나 키우는 부자가 되었다. 그는 평소에 “대장부의 의지는 곤궁할 때 굳세어야 하며 늙을수록 의욕과 기력이 왕성해야 한다.”였다. 나중에 광무제에게 발탁이 되어 대장군이 되었다. 그는 몇 차례나 혁혁한 공을 세우고 내란 토벌을 자원했을 때 광무제는 너무 늙었다고 만류하였다. 그러나 그는 말에 안장을 채우며 아직도 갑옷을 입고 말을 탈 수가 있다고 했다. 광무제는 이 노인이야말로 노당익장(老當益壯)이라고 말했다.
 
할 일이 없는 사람이 아침에 눈을 뜨고 오늘은 이 지겨운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를 고민해서는 안 된다. 우선 시간표를 만들고 친구를 만들고 취미를 만들어야 한다. 당연히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내가 다니던 회사에 나이 많은 분이 계셨다. 하시는 일에 비하여 월급이 너무 적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그분은 이렇게 답하였다. 내 친구들은 시간이 안 가서 괴로운데 나는 직장생활을 하니 아침에 출근하고 일하다 보면 커피 시간 되고 또 일하다 보면 점심시간 되고 쉬다가 일하고 그러다 보면 커피 시간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덧 하루가 다 가고 청소하고 퇴근하여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고 대답하셨다. 내 친구는 나에게 소주 한 병을 못 사지만 나는 친구에게 그 정도는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니 자신에게는 급여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고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내서 좋다고 했다.
 
요즘은 구민회관이나 동회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이런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외톨이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혼자서도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취미를 가져야 한다. 친구는 더욱 중요하다. 나는 노년이 되면 가져야 할 취미에 필요한 낚시 도구 리모트 컨트롤(Remote Control) 비행기 등을 미리 마련했지만 친구가 없으니 혼자 하게 되질 않는다.
 
오늘 노원구 구민회관에서 만난 분은 현명하다. 같이 배우는 동문이 있어 좋고 대화의 상대가 있어 좋고 같이 땀 흘리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어 좋다. 그분은 비록 작은 목표일지라도 인생의 작은 부분도 낭비하지 않고, 남들이 시켜도 나이 팔순이면 그 나이에 무얼 하겠냐고 손사래 치며 다 뒤로 물러설 텐데 오히려 용감하게도 무대 앞에 섰으니 다른 분들도 용기 내어 도전하는 분이 많으리라 기대한다.
 
한 분의 노익장은 한 사람으로 그치지 않고 효시(嚆矢)가 되어 또 다른 노익장을 만들어내며 그 결과 이사회를 건강한 사회로 만들 것을 기대한다. 오늘 노원구에서 만난 팔순이 넘으신 어르신의 용기와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더 젊어지시길 기대한다. 
 

<시니어리포터 황 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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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리포터 황 영태
사랑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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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조왕래 9월16일 오후 6:36
팔순이면 예전 같으면 지팽이 집고 겨우 거동할 정도인데 요즘은 나이를 잘 모를 정도로 건강한 분이 많아요. 뭔가 내가 할일이 있다는 것이 행복입니다. 선생님의 글에서 용기를 얻습니다. 으랏차차 ~~~ 노익장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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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9월16일 오후 7:54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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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 9월13일 오후 9:44
노원구...제가 살던 곳이어서 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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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9월14일 오후 12:20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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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순 9월13일 오후 4:48
건강하고 아름다운 노익장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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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9월14일 오후 12:19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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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환 9월13일 오후 3:01
좋은 말씀입니다. 시간표를 만들고 하루를 뭔가를 하면서 보내야 겠더군요. 저는 직장생활은 사실 힘들더라구요. 우리 사회의 갑질문화에서 나이들면 더욱 상처도 깊이 받고요. 그래서 경제활동은 접고 취미와 친구가 되어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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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9월15일 오후 1:18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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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석 9월13일 오후 2:42
...님도 老益壯, 老當益壯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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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9월13일 오후 2:50
네 선생님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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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옥 9월13일 오후 12:26
나이 들수록 활기차게 움직여야 합니다. 맘만 먹으면 구경할 것도, 배울 것도 많은 세상 한바탕 즐기다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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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9월13일 오후 2:50
그럽시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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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9월13일 오후 12:03
열정은 식지 않는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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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9월13일 오후 12:05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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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영 9월13일 오전 11:31
멋이 있네요. 노익장을 과시하는 경연대회가 보기도 좋습니다. 이제 우리의 수명이 계속 연장 되기 때문에 저런 행사가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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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9월13일 오전 11:43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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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9월13일 오전 10:52
노익장을 과시하려면 실제 실천적 행동이 앞서야 되겠군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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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9월13일 오전 11:42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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