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으면 먼저 사과부터 하라

 

지방에서 아로니아를 직접 따고 자기가 딴 아로니아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사 오는 체험 행사가 있었다. 내가 아는 사람이 주동이 되어 이 행사에 참가하고 주변 관광도 구경하고 오자는 야심찬 계획을 만들었다. 45인승 버스를 전세하는 것으로 계획을 짰다. 주말이고 먹을거리도 준비해야 하니 회비는 4만 5천 원으로 책정했다. 생각만큼 일반인의 호응이 없자 우리 모임 카톡방에 동참을 호소했다. 한 회원이 우리 모임의 단합을 위해 함께 가자고 댓글을 올렸다. 회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니 묵묵부답이었다. 처음 글을 올린 사람과 동참의 댓글을 올린 사람이 머쓱해질 판이다. 보다 못해 내가 참석하겠다고 댓글을 달았고 회비를 선납했다. 그런데 함께 가자고 충동질한 사람이 못 가겠다고 한다. 참 황당했다.
 
모임의 참석은 모이는 의미도 중요하지만 그 모임에 누가 오느냐에 따라 참석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참가를 독려한 사람의 처지를 생각해서 내가 가겠다고 했는데 본인이 불참을 이야기하니 나는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더욱 나를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처음 보는 낯모르는 사람들과 하루를 보내는 일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함께 가자고 댓글을 단 사람의 태도다. 본인의 말에 호응을 해준 사람에 대해 일말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 사정에 의해 함께 못 가서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는 해야 한다. 물론 형편에 의해 못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믿고 행동을 함께해준 사람에게 우선 미안함을 표시해야 순리다.
 
헌혈의 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간호사의 주의력 부족으로 주삿바늘이 혈관을 관통해서 근육에 박혔다. 피가 나오지 않자 간호사는 더 깊이 찌른다. 64회의 헌혈을 한 나는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주삿바늘을 뽑아야 한다고 간호사에게 말했다.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다른 팔에서 헌혈을 했다. 헌혈에 실패한 팔은 피하 출혈로 검게 멍이 들고 부어올랐다. 간호사는 미안하다는 사과를 해야 한다. 하지만 혈관이 딱딱하기도 하고 혈관이 잘 나타나지 않아서 그렇게 되었다는 등 해명에 급급했다. 물론 냉찜질도 해주고 소염 진통 연고도 발라 주었다. 많이 아프겠다는 위로도 해주었다. 그러나 이런 것에 앞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먼저 해야 순서가 맞다. 내가 야단치거나 소리를 질렀다면 나이 어린 간호사가 받을 심적 충격이 걱정되어 아무렇지도 않은 척 연기를 했지만 기분은 좋지 않았다.
 
요즘은 별것 아닌 소소한 일도 확대 재생산되어 다툼이 일어나거나 법적 소송으로 비화되기도 하는 세상이라 그런지 몰라도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하는 말에 너무 인색하다. 이런 사과를 먼저 하면 잘못을 시인하고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손해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인지 이런 말을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 길을 가다 어깨를 치거나 남의 발을 밟으면 자동으로 고개를 숙이고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요즘은 당신도 잘못이 있다는 쌍방과실로 몰아가고 고개를 더 꼿꼿이 세운다. 설령 악질을 만나서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한 말 때문에 꼬투리가 되어 불리한 경우를 당하더라도 잘못했다면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 냄새가 나는 세상에 살고 싶다. 짐승은 절대로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은 짐승이 아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은 아직도 진리다. 
 

<시니어리포터 조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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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리포터 조왕래 (언어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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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유종옥 10월14일 오전 9:45
몇 번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모임 주선자가 불참을 선언하면 정말 맥 빠지는 일입니다. 저는 책임감 없는 행동 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고 그런 사람을 경멸합니다. 실수로 발부리를 밟고 사과를 해도 욕설을 해 대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노인들이지요. 나이가 들수록 아량 있게 굴어야 한다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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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10월14일 오전 9:21
아주아주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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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10월13일 오전 4:25
어머나, 아니 무슨 생각을 했길래 주삿바늘이 혈관을 관통해 근육까지...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네요.
요즘은 미안하다고 하면 정말 세상이 뒤집어지는 줄 아는지 절대 안하고 버티죠. 더 얄미운 건 혀를 잔뜩 구부려서 "쏴~리!"하고 눈도 안마주치는 경우입니다. 어느 나라 백성인지 뒤통수를 쿡~ 쥐어박아주고 싶은데 참아야 하니...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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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10월12일 오후 9:53
우리는 작은 일의 잘못이라도 솔직하게 인정을 하고 사과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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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10월12일 오후 10:30
공감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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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라 10월12일 오후 7:39
그러게요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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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10월12일 오후 10:30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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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10월12일 오후 5:49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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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10월12일 오후 10:3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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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 10월12일 오후 5:42
죄송합니다. 이 말 한마디하면 모든것이 형통하여지는데... 마음이 크게 상심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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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 10월12일 오후 5:42
죄송합니다. 이 말 한마디하면 모든것이 형통하여지는데... 마음이 크게 상심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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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10월12일 오후 10:30
그렇지요.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그말하기가 어찌 비굴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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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람 10월12일 오후 4:37
알면서도 잘 되지 않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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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10월12일 오후 10:28
사실 저도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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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10월12일 오후 4:17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등의 단어들에 인색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죠. 천 냥 빚을 갚는다는 그 말을 우리는 너무 소홀히 생각하는 탓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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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10월12일 오후 10:28
너무 말꼬리 잡는 세상이라 선듯 잘못했다고 말하다가 네가 잘못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덤탱이 쓸까봐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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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 10월12일 오후 3:04
그런 사람들은 미안한 걸 모른다는 게 문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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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10월12일 오후 3:47
감사합니다.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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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필 10월12일 오전 10:13
사과라고 하면 일본 사람들부터 떠오르지요. 자나 깨나 그야말로 앉으나 서나 '스미마셍'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잖아요. 이쁜 사람들은 아니지만 본받을 매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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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10월12일 오후 12:27
안녕하세요. 방문 고맙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스미마셍을 입에 달고 있지만 정작 해야 할 사과에는 아주 인색해요. 위안부 문제야 세상이 다 아는일이고 전쟁이란 원래 부녀자들의 겁탈과 약탈은 있는 일이지요. 병자호란때도 극에 달하고 다른나라도 마찬가지지요. 일본도 선조들의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통크게 사과 하면 될텐데 통 하지 않는 것보니 큰나라 큰사람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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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남 10월12일 오전 9:05
저도 어떤 모임의 리더로서 매월 근교 답사를 다니는데 참석키로 했던 회원이 행사 당일 사정이 있어서 불참한다는 통보를 해 올때는 정말 난감 하기 그지 없더군요. 배려해 준 사람을 오히려 곤경에 빠트리려 놓고 사과 한 마디 없다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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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10월12일 오전 9:21
같이 가자고 충동질하고 그 말 믿고 같이 가기로 했는데 ~~~ 물론 사정이 변해서 그럴 수도 있지요. 그러나 미안해 해야하는데 오히려 그럴수도 있다고 적반하장이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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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석 10월12일 오전 8:41
다음에 65에는 빛나는 영광 가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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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10월12일 오전 9:16
감사합니다. 100회를 하려고 하는데 될지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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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영 10월12일 오전 8:25
조 선생님 좋은 일을 많이 하십니다. 체험 여행을 안내하고 헌혈을 하고 우리의 표상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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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10월12일 오전 9:15
감사합니다. 홍선생님의 베트남 대민지원 사업에 비하면 진짜 조족지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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