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국수

 
한동안 물속을 날아다니는 스쿠버다이빙에 매료되어 동해안을 열심히 다녔다. 주중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다 사라졌다. 미시령에 올라서면 갑갑하던 산은 없어지고 확 트인 동해안이 그림같이 펼쳐지고 이미 나의 상상은 물속에서 노닐고 있다. 주말에는 영동고속도로의 교통체증이 심해 새벽 3시에 잠실 선착장 주차장에 모여 출발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달리는 차 안에서 간단한 먹거리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며 교대로 운전을 하여 달린다. 당일치기 다이빙을 위해서 찾아낸 최선의 방법이었다. 스쿠버다이빙이 물속의 즐거움을 책임진다면 역시 물 밖에서는 먹는 즐거움이 으뜸이다. 총무는 인터넷으로 우리가 지나는 도로 근처의 맛집을 검색하여 그곳에서 식사하곤 했지만 그렇게 선전하는 만큼 음식 맛은 별로였다. 그러나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던 중 자연히 우리 스쿠버다이빙팀의 값싸고 맛있는 최고의 식당이 나타났다. 미시령 넘어오다 보면 용대리 황태구이 집이었다. 좋은 이유가 음식을 주문하면 나오는 데까지 15분 정도 시간이 걸린다. 아침잠 설치며 서울서부터 달려와 쉬지 않고 1차 다이빙을 하고 1시간 정도 쉬었다가 2차 다이빙을 하고 나면 피곤하다. 넓은 방바닥에 누워 즐기는 그 잠깐의 휴식이 꿀맛이다.
 
뽀얀 황탯국에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운 황태구이와 강원도 산속에서 나오는 취나물 등은 최고의 식사였다. 값도 저렴했다. 그러다 보니 식당 사장님과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서비스도 좋았다. 가끔 비닐봉지에 취나물도 담아 주셨다. 용대리 식당 사장은 내 이름을 알고 웃는다. “아! 성함이 황영태여서 황태구이 백반을 좋아하시나 보다.” 우리 팀은 웃었다. 그 후 필자는 황태 아저씨라는 별명이 붙었다.
 
식당 곳곳에는 소나무 관솔에서 나온 기묘한 모양의 장식물이 눈을 끌었고 한쪽에는 황태를 파는 매장이 있어서 필요한 만큼 사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 팀은 다이빙을 즐겼다. 용대리 오기 전에는 배가 고팠지만, 용대리를 출발할 때는 배가 불러 별로 먹는 것에는 신경을 안 썼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막히지 않는 길을 찾아 서울에 빨리 도착하느냐에만 신경을 썼다. 지금은 핸드폰으로 어디로 가면 막히지 않고를 알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다행히 우리 팀에는 아마추어 무선사가 있어 서로 대화를 주고받아 쉬운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씨큐 씨큐(CQ) 여기는 에치엘 원(HL1) 오스카 양키 빅타(OYV) 콜싸인(Call Sign) 카피(Copy)했으면 응답 바랍니다.” 친구가 멋있어 보이고 부러웠다. 
 
그때 눈을 스치고 지나가는 안내판이 있었는데 ‘올챙이국수’였다. 필자는 긴급제안을 했다. “용대리에서 식사해서 배는 안 고픈데 이곳을 지나면 꼭 느끼는 것인데 올챙이국수가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어 혼자서 1인분 어려우니까 2그릇 정도 시켜 같이 먹자. 지금은 올챙이가 없는 시절인데 한 그릇에 올챙이가 몇 마리나 들어갔을까?” “나도 궁금했어. 맞아 나도 궁금했어.” “ 차 돌려 올챙이로 만든 국수 구경 좀 하자” 차는 적당한 곳에서 U-턴을 하였다. 
 
그리고 올챙이국수 안내판 앞 길거리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 “사장님 올챙이국수 두 그릇 주세요.” 용기 내서 주문은 했지만 징그러워서 못 먹으면 어쩌나하고 고민도 생겼다. 아주머니는 두 그릇을 작은 단지에서 퍼 주었다. 우리 팀의 눈은 그릇 안으로 몰렸다. “아니 어떻게 올챙이가 한 마리도 없어요?” “이것도 그래.” “우리는 지금 식사를 하고 오는 길이지만 올챙이 구경하려고 주문했어요.”
 
아주머니는 웃으며 국수 만들 때 옥수수죽을 쑤어 소쿠리에 넣어 찬물에 떨어뜨리면 뚝뚝 끊어져 올챙이 모양이 된다고 해서 올챙이국수라고 부른다고 했다. 올챙이국수는 올챙이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국수다. 칼국수에 칼 안 들어간 것과 같다. 부른 배는 올챙이국수로 올챙이배가 되었다. 사람의 생각은 다 비슷한 것 같다, 그간 말은 안 했어도 우리 팀의 공통 호기심인 올챙이국수의 궁금증이 풀렸다. 돌아오는 길은 안 막히는 길을 찾아 수월하게 왔다. “황태구이 형님!” “왜?” “아무래도 형님은 다음번엔 개구리 국수 찾을 것 같아요.” 모두 다 웃었다. “하하하”
 

<시니어리포터 황 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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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리포터 황 영태
사랑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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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유종옥 11월16일 오전 12:17
올챙이 국수 구경도 못 했습니다. 맛에 대해 언급 안 하시니 맛이 신통찮은가 봅니다. 황태 아저씨는 호기심이 많으시니 '황태 오빠'가 더 어울립니다. 개구리 국수는 없을 거예요. 차라리 용대리에 황태 국수 메뉴 개발 아이디어를 제공하시고 평생 무료로 드시는 조건을 제시하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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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11월16일 오전 9:12
다른사람은 몰라도 저는 맛이 별로 였어요 황태국수 굿아이디어 입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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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몽 11월15일 오후 9:23
저는 올챙이국수가 별로 맛이 없던대요? 그냥 이름값을 하는것 같아요. 할머니 국밥보다 칼국수가 더 무섭지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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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11월16일 오전 9:10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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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11월15일 오후 12:19
하하 모양새때문에 이름이 지어진거 아닐까요? "할머니국밥"도 이름만으로는 무섭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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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11월15일 오후 4:05
네 맞아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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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 11월14일 오후 11:21
올챙이 국수 정선에서 먹어봤어요. 저는 쫄깃한 맛이 없어서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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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11월15일 오전 10:04
젓거럭으로 못먹고 수저로 떠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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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라 11월14일 오후 5:26
ㅎㅎ 저도 처음에 올챙이로 만든 국수일줄 알았다가 아니란것 알고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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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11월15일 오전 10:02
경험아 없으면 다 그렇게 믿지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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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길 11월14일 오후 1:53
ㅎㅎ 붕어빵에 붕어가 안들어있는 것과 같은 이치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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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11월15일 오전 10:01
정답입니다 갑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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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11월14일 오전 10:36
황당하지만 재밌습니다. 궁금증도 풀렸으니 그것만으로도 뉴턴한 보람이 있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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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11월14일 오전 10:39
네 맞아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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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석 11월14일 오전 10:11
다음에는 또 다른 이름의 000? 국수를 맛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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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11월14일 오전 10:39
맛보다도 궁금증이 압섰습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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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영 11월14일 오전 9:12
모양을 본떠서 만든 것이지 올챙이가 들어있겠습니까? 웃으면서 이글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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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11월14일 오전 9:15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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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11월14일 오전 8:46
올챙이국수 아직 못 먹어보았답니다. 강원도 갈때 꼭 들려봐야 겠어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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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영태 11월14일 오전 8:51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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