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세상]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
 
이 책의 원제목은 누구라도 설득할 수 있는 비결이다. 설득 사이클의 핵심은 바로 ‘당신이 그들에게’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당신에게’ 무엇을 말하게 만드느냐,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 저자는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마키아벨리라고 불리는 전문가이다. 이 책에 소개된 설득 법칙과 FBI 협상 전담반에게 가르쳤다.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 온 인간의 뇌는 3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시적인 파충류의 층, 좀 더 진화된 포유류의 층, 마지막으로 영장류의 층이다. 이 3개의 층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종종 별개의 뇌처럼 기능한다. 파충류의 뇌(뱀의 뇌)는 가장 안쪽에 있으며 투쟁-도피(fight or flight) 반응을 관장한다. 포유류의 뇌(쥐의 뇌)는 감정을 주관한다. 사랑, 기쁨, 슬픔, 분노, 비탄, 질투, 즐거움 등 감정이 일어난 곳이다. 영장류의 뇌(인간의 뇌)는 가장 바깥쪽에 있으며, 상황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의식적으로 실행계획을 세운다. 영장류의 뇌는 파충류와 포유류의 뇌에서 수집한 정보를 조사하고 분석해, 실용적이고 현명하고 도덕적인 결정을 내린다. 이 3개의 뇌는 우리가 매일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이 3개의 뇌 중 인간의 뇌에 말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흥분해서 반항적으로 대드는 사람(뱀의 뇌)이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사람(쥐의 뇌)에 말을 걸어서는 설득에 성공할 수 없다.
 
 
뇌 안쪽 깊숙이 자리 잡은 편도체는 위협이 감지되면 즉각 행동을 개시한다. 우리 뇌에서 논리를 담당하는 전두엽도 위협적인 상황이 닥치면 경계 태세에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위협이 감지되면 바깥쪽 뇌에 위치한 전두엽이 편도체에 신호를 보내면서 잠시 멈춰서 생각을 정리하고 선택의 여지를 고려해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게 일반적인 절차이다. 바깥쪽 뇌는 눈앞에 닥친 위협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싶어 하는데 급박한 위험 상황에서는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급박한 상황에서 편도체는 즉시 전두엽에서 오는 논리적인 정보를 차단하고 원시적 본능에 충실한 행동을 하도록 명령을 내린다. 영장류의 뇌가 작동을 멈추고 뱀의 뇌가 통제권을 갖는 순간이다. 이성적인 사고 능력은 급격히 감소하고 기억 기능은 불안정해지며 스트레스 호르몬이 몸 전체에 흐른다. 과도한 아드레날린 분비로 한동안 생각을 정리할 수 없다. 감성 지능의 창시자인 다니엘 골만은 이런 상황을 ‘편도체 납치’라고 불렀다. 이런 상황에서 영장류의 뇌와 대화하는 방법으로 사실과 논리를 이야기한다면 시간 낭비일 뿐이다. 이 책에서 가르치는 대화의 기술은 편도체 납치를 막는 말이다.
 
 
누군가에게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는 상대방의 갈망을 이해하고 거기에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심리학 용어로 상대의 갈망을 거울처럼 반영해 반응을 보이며 공감하는 방법을 미러링mirroring이라고 한다. 수년 전 원숭이의 전전두엽 피질을 연구하던 학자들은 원숭이가 공을 던지거나 바나나를 먹을 때 특정한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 원숭이가 동일한 행동을 하는 다른 원숭이를 지켜볼 때도 그 세포들이 활성화됐다.
 
과학자들은 이것을 ‘거울신경세포’라고 불렀다. 인간에게도 거울처럼 기능하는 신경세포가 발견됐고, 이 세포들은 인간이 가지는 공감능력empathy의 바탕이 된다. 인간은 끊임없이 세상을 거울처럼 반영하면서 세상의 요구에 순응하고 세상의 사랑과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세상을 반영할 때마다 우리는 그 보상으로 누군가 역시 우리를 거울처럼 반영해주기를 갈망한다. 그 갈망이 채워지지 않으면 저자가 ‘거울신경세포 수용체 결핍’이라고 부르는 것이 자라난다. 현대 사회에서 그런 결핍이 자라나 깊은 고통이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자신은 최선을 다했는데도 타인들이 무관심, 무반응을 보이는 데 절망한다.
 
 
반대로 이런 결핍 때문에 누군가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거나 성공을 인정해주면 큰 감동을 받는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가장 큰 기술은 대부분 다른 사람의 감정을 거울처럼 반영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더 기울일수록 상대의 거울신경세포 수용체 결핍, 즉 자신의 감정을 외부 세계로부터 미러링 받고 싶은 생물학적 갈망을 충족시키게 된다. 익숙하게 들리겠지만 상대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우리 세대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못하다. 이제 와서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려고 하니 그것도 쑥스럽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가지 기법을 진작 알았더라면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과 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나은 방법으로 내 생각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라도 여러 기법 중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배워서 나만의 설득 스타일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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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12월7일 오후 12:35
공감이 답인 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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