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박복하오?
 
아침 7시면 정확하게 아침밥을 먹어야 하는 우리 집은 밥상머리 교육에 많은 신경을 쓰며 자녀들을 키웠다. 아이들이 다 떠난 후 내외는 식탁에서 조금은 여유로운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 날 아침은 기분 좋은 이야기를 꺼내려고 마음먹었는지 느낌이 좀 달랐다. 이벤트에 당첨되어 78만 원이 통장에 입금이 되었다고 한다.
 
지난해엔 은행 플래티넘 카드에 이름만 써서 냈는데 1등에 당첨되어 W 호텔(지금은 호텔 이름이 바뀌었다) 숙박권과 식사 초대권이 나왔다고 했다. 평생 처음 W 호텔에서 신혼처럼 멋진 날을 보내고 춘천 남이섬에 들렀다 왔다.
 
남편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윷놀이를 해도 늘 1등을 해서 상을 타오고, 백화점에서 이름만 써넣어도 이벤트에 당첨이 되고, 행운권 추첨의 기회가 와도 심심치 않게 잘 걸린다. 그래서 종종 복권도 사는 눈치인데 몇 번 소액이 당첨되는 것도 보았다.
 
그런데 나는 참 이상하다. 전혀 운이라고 하는 것이 따르질 않는다. 중학교 1학년 때 미군 부대에서 오는 선물을 추첨하면 겨우 필요도 없는 소구(유리알)가 내겐 전부였고, 내기하면 내가 낀 팀은 늘 진다. 축구 게임이 아슬아슬할 때는 나는 슬그머니 자리를 피한다. 내가 있으면 내가 응원하는 팀이 게임에 질 것만 같은 징크스를 가지고 있고, 노골적으로 남편은 승부차기 할 때면 못 보게 했다. 
 
어떤 물건을 잘 간직하고 있다가 ‘이제는 더 필요 없을 것이다’ 하고 없애버리면 그다음 날 꼭 그 물건을 사용할 일이 생겨서 땅을 치고 후회할 때도 있다. 멀쩡하던 전기, 전자 제품도 내가 손만 대면 이유도 모른 채 고장이 난다. 내 몸에서 정전기라도 발생하는 것 같다. 때로는 사무원들이 내 덕을 보기도 한다. 이미 고장 나게 되어있던 물건이 내 손에서 고장 나면 핑계가 생겨서 위기를 면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행운권이 당첨되어 본 기억이 없어서 평생 복권을 내 의지로 사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남편은 날 보고 늘 박복한 사람이라고 한다. 복이 없다는 말인가 보다. 박복한 사람이 복 많은 사람에게 시집을 잘 왔다고 큰소릴 쳤다. 더 나쁘게 말하면 머피의 법칙이 아니더라도 재수가 없는 사람인가 보다. 오늘 아침엔 기분이 좋은 틈을 타서 나도 한마디 태클을 걸었다. “복이 많은 당신하고 사는 내가 박복한 사람이오?” 아니면 “박복한 여자를 만나 사는 당신이 박복한 사람이오?” 헛갈리는지 갸우뚱하다가 웃어버리고 말았다. 분명한 것은 남편은 복이 있는 사람이고 나는 복 받은 사람이다. 이래도 저래도 서로 복 받은 사람이라고 우기다 보니 둘 다 복 받은 사람임은 틀림없다.
 

<시니어리포터 남상순>

추천하기13
  • 페이스북 공유 트윗터 공유 Google Plus 공유
시니어리포터 남상순 (어진수니)
작은 빛도 어두움을 몰아낸다
Copyright ⓒ 시니어파트너즈 & Yourstage.com 저작권은 시니어파트너즈에게 있습니다.
나도 한마디
신춘몽 1월13일 오전 9:50
ㅋㅋ 저도요 박복한 사람인대요. 이밴트 당연히 꽝 이고요, 복권은 어쩌다가 , 아주 어쩌다가 오천원 되는데
다시 도전하면 백프로 꽝 이고요. ㅠ ㅠ 저의 최고의 이밴트는 부모님 이셨는데 25년을 함께 하면서 최고의 상품을
소중한줄 몰랐어요.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상품은 빛을 내지 못하는 것 이겠지요.
답글쓰기
남상순 1월13일 오전 10:23
정말 부모님과 25년을 함께 하셨다면 절대로 박복하지 않습니다
저는 생모를 4년 8개월만에 그만! 얼굴도 기억을 못합니다.
낡은 사진 한장 갖고 있었는데 그것마져 잊어 버렸어요
정말 박복하다는 말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는데 걱정 없어요
복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 알게 뭐야...난 복 받는거지
그 사람들은 박복한 나를 품어야 하니...박복해 질려나...ㅎㅎㅎ
답글쓰기
이선희 1월12일 오후 9:55
재미있네요. 이 글을 읽는 저도 복많은 사람입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답글쓰기
남상순 1월12일 오후 9:57
ㅎㅎㅎ 복 많으신 이선생님도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답글쓰기
조원자 1월12일 오후 7:31
복 복복... 앞으로도 쭈욱....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세요.
답글쓰기
남상순 1월12일 오후 7:33
그러게요 우리들은 복을 참 좋아하는데
행복지수는 개인적인 것이니 일단 내가 행복하면 복 받은 것이겠죠?
답글쓰기
김상연 1월12일 오후 7:26
저도 어디에 당첨 되어 본 적이 없어요. 그동안 남편의 복을 상순님이 받고 사셨으니 상순님이 더 복터진 사람인 셈 아닌가요. 햇갈리긴 하지만 암튼 두 분은천생연분이었던 것 같아요.
답글쓰기
남상순 1월12일 오후 7:31
ㅎㅎㅎ 나같은 분이 또 있다는게 위로가 됩니다. 세상에나...왜 나만 그런가 했거든요?
예. 평생 웬수 천생연분 동의합니다 ㅎㅎㅎ
답글쓰기
김이라 1월12일 오후 3:55
두분 다 복많으신분들이세요 웃으며 대화하시며 사는거 보다 더 큰복이 어디있겟어요 ^^
답글쓰기
남상순 1월12일 오후 5:00
그 말씀 맞아요 일단 부부는 대화를 많이 하며 사는 것 자체가 복이예요
우리는 원수 같이 많이 싸우면서 살았지만
원수를 사랑하느라 애를 쓰면서 살았으니
그 어간에 복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ㅎㅎㅎ
답글쓰기
유혜경 1월12일 오후 3:45
ㅋㅋ 어째 우리집 대화를 옮기신 듯합니다.
저도 남편이 이라고 저러고 하면 이런 남편하고 사는 내가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버립니다.
답글쓰기
남상순 1월12일 오후 4:59
엇! 비슷한 집도 있군요. 안도감이 다 생기네요 ㅎㅎㅎ
복있는 사람하고 살면 복받은 것 맞죠?
답글쓰기
정용길 1월12일 오전 9:51
소소한 행운이 따르는 사람들이 있지요. 그런 분하고 같이 사시니 복이 있으십니다.
답글쓰기
남상순 1월12일 오전 9:53
감사합니다. 제가 복받은 것 틀림 없지요?
답글쓰기
조왕래 1월12일 오전 9:51
옛날 어른들은 食不言 이라하여 밥먹을 때 절대 말을 못하게 했어요. 말은 하고싶어 죽겠는데 아버지가 절대 말을 못하게 한 기억이 납니다. 집사람도 점을 보면 자신은 복이 많고 나는 복이 없어서 아내덕에 먹고 산다고 자주 자랑을 했어요. 몇번 참다가 한마디 했지요.'당신은 복이 많아 나를 만났고 나는 복이 없어서 당신을 만났다.' 그뒤부터 복 이야기는 싹 없어졌어요. 어찌 비숫한 말인데요.
답글쓰기
남상순 1월12일 오전 9:56
조 선생님댁은 우리랑 반대네요? 처수성가 하신듯 합니다 헤헤
암튼 복이 둘 다 있으신거예요 . 새해 복 더욱 많이 받으세요
답글쓰기
이옥기 1월12일 오전 9:19
두분다 복많으신분들이였지요 지금두분의 복을 혼자 다받으시니 나누어 주시기 바쁘시지요? ㅎㅎㅎ
답글쓰기
남상순 1월12일 오전 9:56
이름에 복자가 들어간 사람 촌스럽다고 놀렸는데
나도 복순이 였으면 더 좋았을껀데...ㅎㅎㅎ
답글쓰기
홍지영 1월12일 오전 9:07
남편이 많은 복을 받으니 복도 균형을 유지하라는 데서 남 선생님은 복이 피해가는 것 같네요. 그렇지만 두분 모두 복이 많은 분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답글쓰기
남상순 1월12일 오전 9:58
복도 균형있게...남편이름을 알고 말씀하시는듯 깜짝 놀랬어요
복균 ㅎㅎㅎ 남편 이름이거든요.
답글쓰기
임경남 1월12일 오전 9:01
두분 모두 복이 많은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행복하셨으니까!
답글쓰기
남상순 1월12일 오전 9:59
예 맞으세요. 사람됨보다는 복을 많이 받고 살아왔다고 늘 생각합니다.
지금도 여전하구요.
답글쓰기
장현덕 1월12일 오전 8:46
사모님은 복받은 사람임은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답글쓰기
남상순 1월12일 오전 8:49
증인! 확실합니까? ㅎㅎㅎㅎㅎ
답글쓰기
최고
사랑
기쁨
슬픔
응원
놀람
감사
선택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