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프랑스 여행 다섯째 날-엑상프로방스, 아를
 
오전에 스케줄에 없던 채석장 미술관에 가자는 제안이 있었다. ‘까리에 드 루미에르’라고 ‘빛의 채석장’이라고 불렸다. 마침 피카소 특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원래 여정에 없는 옵션이었으므로 입장료 12.50유로를 개별 부담하기로 했다. 별 기대는 안 하고 갔다. 그러나 엄청난 충격이었다. 
 
채석장이었으므로 입구가 동굴 들어가는 곳처럼 생겼다. 티켓을 들고 들어가니 입구부터 암흑이었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들어서는데 의자에 앉아서 오리엔테이션 영화나 상영해주는 것으로 짐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불이 환하게 켜지고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나타났다. 축구장 하나 크기 정도는 될 듯한 넓은 동굴이었는데 규격화되지 않은 벽면과 기둥의 배열이 놀라웠다. 
 
그리고 각 기둥과 벽면 그리고 천장 바닥에 모두 영상이 비쳤다. 각 기둥과 벽면 천장 바닥의 영상이 모두 달랐다. 그림 하나를 분리하여 어느 부분은 크게 따로 나타나기도 했다. 모두 피카소의 작품들이다.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비로소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마지막 장면은 피카소가 “여기까지가 끝이다”라고 말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다며 미리 자신의 운명을 알고 만든 것 아니냐는 풍문이 있었다고 한다. 머리털이 쭈뼛 설 정도의 엄청난 문화 충격이었다. 상암동 석유비축기지 생각이 났다. 지금은 텅 빈 거대한 석유 비축 공간을 이런 식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는 5세기부터 17세기까지 다양한 건축 양식이 혼합된 동네이다. 12세기 프로방스의 수도였다. ‘엑상’은 물을 뜻한다는 것이다. 거리의 분수대에도 온천수가 나와 물이 흔한 동네라고 했다. 쇠보르 대성당이 있고 화가 세잔의 출생지이며 집과 아틀리에가 있는 곳이다. 세잔의 아틀리에는 세잔이 살던 집 근처의 숲속 작은 집인데 2층이었다. 세잔이 생전에 그림을 그리던 소도구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었다. 
 
원래는 철거 위기에 있었는데 세잔의 가치를 알고 있던 미국 대학생 두 명이 이 건물을 사서 대학에 기증하고 그 후에 기념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지자체에서 운영 중이라고 했다. 세잔이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리던 언덕에 올라갔다. 다리 아픈 일행들은 밑에서 기다리고 아직 다리가 건강한 사람들만 올라갔다. 
 
멀리 보는 시각마다 달라 보이는 생 빅토아르 산이 보이고 뾰족하게 위로 자라는 편백인 사이프러스가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파리에 있는 미라보 다리가 아닌 엑상프로방스의 미라보 거리를 걷고 세잔의 거리 등을 돌아봤다. 사람들로 북적이기는 하지만, 평온한 도시였다.
 
 
다음 목적지인 고흐의 동네인 아를로 갔다. ‘별이 빛나는 밤에’ 나오는 아를의 론강 강변에 잠시 내렸다. 강물이 과연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다. 밤이 되면 별빛이 강물에 비쳐 그림처럼 보일 것이다. 고흐가 그 그림을 그렸던 장소에 그림과 함께 설명문이 있었다. 알퐁스 도데의 희곡 ‘아를의 여인’, 비제의 가곡에도 등장한 아를이다. 로마의 콜로세움 같은 거대한 원형경기장이 있다. 25,000명을 수용한다고 한다. 스페인과 멕시코에만 남아 있는 투우도 가끔 벌어진단다. 투우사는 스페인에서 빌려 온단다.
 
 
근처에 8,000명을 수용하는 원형 극장도 있다. 로마처럼 기둥만 남아 있는 것도 보존되어 있다. 야외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도시 가운데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 프로핌 성당도 볼만하다. 남프랑스에는 어딜 가나 성당이 있는데 대부분 1,000년 이상 된 건물들이다. 아를은 프로방스의 중심에 위치에 있어 사통팔달한다. 그래서 산티아고 순례길의 시발점이 여기란다.
 
고흐가 귀를 자르고 입원했던 구제 병원에 갔다. 2층의 작은 건물인데 아기자기한 화원의 가운데 정원이 인상적이었다. 생전에 고흐가 남긴 작품 중 ‘밤의 카페’가 있는 유서 깊은 바로 그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주변과 카페 내에 고흐의 작품들이 걸려 있으나 당구대가 있는 2층은 창고로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었다. 
 
프랑스는 보물이 많아 제대로 간수를 못 하는 것 같았다. 고흐가 생전에 자주 왔던 곳이나 말년엔 돈이 없어 여기마저도 제대로 못 왔다는 것이다. 고흐의 작품은 물감이 많이 드는 화풍의 그림이다. 그림 재료를 못 사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다고 한다. 점심을 먹던 음식점 마당에서 본 향나무 껍질이 마치 고흐의 그림 화풍을 연상하게 했다.
 

<시니어리포터 강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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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리포터 강신영 (캉캉)
캉캉 강신영입니다. 댄스스포츠와 건강, 시니어 라이프에 대한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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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6월13일 오후 1:20
제 마음이 먼저 가 닿습니다. 여섯짼 날, 행선지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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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영 6월18일 오후 2:58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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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몽 6월13일 오전 11:25
ㅎㅎ 또 가셨지요? 여름 지나고 오시나요? 낙엽질때는 돌아 오시려는지,,,
유어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음을 잊으시면 않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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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영 6월18일 오후 2:59
ㅎㅎ 감사해요~~~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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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6월13일 오전 10:00
제가 좋아하는 고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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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영 6월18일 오후 2:59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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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길 6월13일 오전 9:03
유럽여행은 가이드 설명에 따라 여행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체험을 하는 여행을 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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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영 6월18일 오후 3:00
맞아요. 좋은 가이드도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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