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로 받은 농산물, 마음이 급하다
“제천에 사는 시누한테 들렀더니 이걸 챙겨주는 거야. 우리 두 식구 먹기엔 너무 많아. 자기네 준다고 따로 덜어놨어. 나도 이런 거 잘 해먹을 줄 모르지만 먹는 방법이야 검색하면 다 나오니 입맛에 맞춰 먹어.” 지인한테 곰취, 곤드레나물, 마늘종을 받았다. 지인의 시누 내외는 6년 전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제천으로 귀촌했다. 전원생활을 하며 노후를 지내는 두 분이 여러 농산물을 심어 팔기도 하고 형편이 넉넉지 않은 교회 급식에 제공하기도 한단다.
 
받아올 때는 당장 해 먹을 것 같았다. 신문지에 싼 것을 풀어놓자 여린 이파리들이 싱그러웠다. 가지런히 다듬은 마늘종은 밭에서 금방 뽑은 것처럼 마늘 냄새가 풍겼다. 나는 그것을 신문지에 다시 싸서 냉장고 야채박스에 넣었다.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해야지’ 했다.
 
사흘이 지났다. 바깥에서 모인 사람들과 같이 곤드레밥을 먹으면서 새삼 마음이 조급해졌다. 우리 집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곰취와 곤드레, 마늘종이 생각난 것이다. 지난번, ‘반짝 시장’에서 얻어 온 마늘종도 받아온 날 당장에 새우랑 볶아 밑반찬을 해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마음만 그럴 뿐, 지금 내 배가 부르면 지금 해야 할 절실함이 없으니 마음은 뒤로 슬며시 물러난다.
 

 

그때도 마늘종을 새우와 볶기에는 양이 많기도 해서 두고 먹을 겸 초절임을 해두었다. 양파를 다듬고 마늘종은 적당한 길이로 잘랐다. 양념이야 간장과 설탕, 식초 등을 입맛에 따라 가감하며 끓여 부으면 된다. 여름 밑반찬으로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으니 아주 제격이었다.
 
집에 오자 냉장고에서 곰취와 곤드레, 마늘종을 모두 꺼냈다. 끓는 물에 곤드레를 넣고 3분가량 데치고 난 다음, 한 주먹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나눠서 냉동실에 넣었다. 나중에 곤드레밥을 해 먹어볼 요량이나 그게 언제쯤이 될지는 모를 일이다. 한 주먹으로 따로 남긴 곤드레나물은 된장 무침으로 조물조물 무쳤다.
 

[냉동실에 넣어두고 곤드레밥으로 해먹으려고 데친 곤드레나물] 

                         

[곤드레나물 된장 무침]

                                    

[젓가락 굵기보다 더 가늘고 여린 마늘종]

                              

다음엔 곰취다. 곤드레와 달리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구면서 곰취 한 잎을 입에 넣었다. 향긋하고 쌉싸래한 맛이 입맛을 확 당긴다. 쌈장에 돼지고기 혹은 참치(캔)라도 있으면 곰취쌈밥으로 썩 괜찮겠다. 마늘종은 일단 적당하게 잘랐다. 조만간 볶음이나 고기를 구울 때 같이 먹을 수 있게 비닐 팩에 담았다. 여기까지 하고 나니 받은 선물의 부담이 훨씬 가벼워진다. 먹거리 선물, 특히 그게 농산물일 때는 신선할 때 바로 해 먹는 게 그것을 준 사람에 대한 예의일 것 같다. 곰취와 곤드레, 마늘종. 쌉싸래한 향내와 마늘 냄새가 입맛을 당긴다. 곤드레나물 된장 무침으로 오늘 저녁 식탁이 든든하다.
 

<시니어리포터 한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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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리포터 한미숙 (황토)
겸손한 사람의 기도소리는 구름을 꿰뚫는다 (집회서 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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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홍지영 6월15일 오후 6:18
그래도 이것 저것 다 잇네요. 농산물 채소 이지만 대단하게 보입니다. 반찬으로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수고 하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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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 6월13일 오후 11:56
아 저도 마늘종 사다놓 았는데... 새우랑 볶으려고 했는데 새우가 없더라고요.
그냥 볶아서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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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식 6월13일 오후 8:56
좋은것만 받으셨군요 제가 정선홍보대사로 있을때 끔찍이 곤드래밥을 홍보했고 곰취도 양구명예군민으로 있으면서 올해만 빼놓고 매년 참가했는데 역시 나물하면 쌍벽을 이루고있는 곰취와 곤드래. 또하나있죠. 양구씨래기..모두가 건강식입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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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자 6월13일 오후 7:36
와~~~ 한 가득입니다. 저의 시누이도 이 못지 않은데... 곤드레는 없어서... 늘 맛있는 밥상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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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옥 6월13일 오후 12:35
시누이의 정성이 듬ㅂ뿍 이네요
부럽습니다. 저는 그런 시누이가 없어어
거기다 여자 형제도 없고 그저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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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몽 6월13일 오전 11:07
저는 건강한 밥상보다는 기름진 밥상을 찾아 다니는 편 인대요 시누님이 주셨다는 건강 재료들은 정 이
듬북 담겨져서 인지 빛나 보였어요.ㅎㅎ 한선생님의 야채 다듬는 손길이 아름답게 느껴 집니다.
행복해 보여서 참 좋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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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6월13일 오전 9:56
건강한 밥상이 부럽습니다. 귀한음식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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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길 6월13일 오전 8:53
농사 짓는 사람의 마음을 생각해서 귀하게 드시고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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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 6월13일 오전 8:51
곰취, 곤드레, 마늘쫑으로 아름다운 일상을 펼치신 한미숙 친구님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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