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덕전가’ 단상

 
아들이 지난 월요일 베트남 다낭으로 떠났다. 지난봄에 결혼한 며느리와 피서를 갔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말이 있다. 그에 부합하듯 적절한 휴식은 내일을 충전하는 기저(基底)가 된다. “그래, 잘 다녀오려무나. 배낭도 잘 챙기고.” 나의 위트 문자에 아들과 며느리도 웃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까지 합세하면서 전국이 난리다. 집에서 밖으로 한 발짝만 옮겨도 마치 찜질방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가히 살인적인 날씨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말인데 베트남 같은 동남아가 그동안엔 우리나라보다 더 더운 기온의 국가가 아니었나? 한데 세월이 바뀌자 날씨까지 변모한 모양이다. 어쨌든 아들은 다낭에서 찍었다는 사진을 무시로 보내왔다.
 
이국적 풍광의 멋진 모습이 나의 마음까지 강탈했다. 그 사진들을 보면서 ‘젊음은 역시나 좋구나!’라는 생각에 흐뭇했다. 이실직고하건대 나는 술을 물보다 좋아한다. 그 ‘세월’이 자그마치 40년도 넘다 보니 건강도 예전 같지 않다. 세월은 머리칼의 수탈에 이어 치아마저 마구 흔드는 바람에 김치 깍두기는 물론이요, 과일 따위도 그림의 떡이다. 이러한 건강의 악화는 아내라고 해서 별반 다름이 없다. 세월엔 장사가 없음을 새삼 절감하는 중이다.
 
어쨌든 아들과 며느리가 건강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을 보자니 새삼 가화태상(家和泰祥)이란 느낌에 행복했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있다. 이밖에 건화성최(健和誠最)도 돋보이는데 이는 건강한 가족과 화목한 가정, 그리고 성실한 생활과 최선의 노력을 나타낸다.
 
오늘 귀국 예정인 아들 내외는 귀국하면서 선물을 준비할 거라고 했다. 아내에겐 멋진 가방을 사다줄 모양이다. 그럼 나는? “당신은 술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니 아들 내외가 집에 와서 술을 사주면 되겠네.” “......” 아내의 주장이 타당하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아들의 집들이에 초대받았음 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다. 아들은 결혼 전에 이미 신규 분양 아파트를 장만했다. 그것도 우리(부모)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았음에도 자강불식의 힘만으로!
 
하긴 말이야 바른 말이지만 박봉의 직장인인 나로선 아들에게 한 푼조차 보태줄 여력조차 없긴 했지만. 이런 맥락에서 사돈댁도 모시고 치를 아들의 집들이라고 한다면 더욱 빛나는 잔치가 될 터임이 틀림없으리라. 아들 집들이는 벌써 예정에 잡혔었다. 그러나 딸이 임신을 하게 되고, 그 와중에 승진한 아들 또한 지방 출장이 연속 이어짐에 따라 부득이 무기 연기된 상태다.
 
“00(며느리의 이름)이는 요리도 잘해요!”라며 벌써부터 마누라 자랑에 침을 튀기는 ‘팔불출’ 아들의 말이 맞는지도 유심히 살펴볼 일이기에 집들이엔 꼭 가고 볼 일이다. 주변에선 나를 일컬어 자식 농사에 성공하여 부럽다고 한다. 한데 아들에 이어 딸까지 부러움의 대상으로 우뚝한 건 두 녀석이 모두 근자필성(勤者必成), 즉 ‘부지런한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의지를 관철시킨 덕분이다. 때문에 나는 지금도 아들과 딸을 보자면 금옥만당(金玉滿堂)이란 만족감에 감사한다.
 
예의까지 방금 다린 다리미의 옷인 양 반듯한 며느리 역시 아름다운 덕을 집안에 전한다는 미덕전가(美德傳家)의 슬기와 지혜로 무장한 제2의 딸이다. “아버님, 이게 베트남에서 유명하다는 음식인데 아버님 드시라고 사 왔으니 드셔보세요.”라며 살갑게 마주할 며느리가 벌써부터 눈에 삼삼하다.
 

<시니어리포터 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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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리포터 홍경석 (일필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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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홍경석 8월12일 오후 1:30
정현순 님 감사합니다. 더위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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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순 8월11일 오후 4:32
화목한 가정이 그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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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8월11일 오전 6:44
김은아 님 고맙습니다.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는 속담을 절감하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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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8월11일 오전 6:42
이송식 님 감사합니다. 저는 아이들 결혼식 때 관광버스 대절한 것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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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8월11일 오전 6:41
이호연 님 감사합니다. 자식이 잘 사는 게 바로 부모의 행복이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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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8월11일 오전 6:40
정용길 님 감사합니다. 며느리 자랑은 시아버지의 한계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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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8월11일 오전 6:38
윤옥석 님 감사합니다. 말복이 닷새 남았습니다. 조금만 참으시면 가을이 올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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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 8월10일 오후 4:35
좋은 며느리님이 오셔서 참 보기 좋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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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식 8월10일 오후 1:21
와~우, 재밋당, 우째 저와같을까요, 자식집이라도 들어가기가 서먹서먹한데 홍선생도 그러시군요, '내가사준집인데...'라는 생각말라고 하더라구요.아들놈들은 그렇다지만 며느리는 그렇지않아요, 애교덩어리 가족사 즐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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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 8월10일 오전 10:12
흐뭇한 가정사로 행복해 하시는 필자님의 얼굴에 서린 미소가 세상을 밝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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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길 8월10일 오전 9:17
ㅎㅎ 며느리 사랑이 대단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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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석 8월10일 오전 9:01
金玉滿堂!!! 항상 행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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