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도 없는 모방 수업으로 미래를 꿈꾼다
가끔 음악을 들으면서 어디선가 많이 들은 듯한 귀에 익은 멜로디에 고개가 갸웃거려질 때가 있다. 또 어느 물건을 보면서는 왜 그런지 어디선가 눈에 익은 듯한 선이나 비슷한 냄새가 풍기는 것도 만나게 된다. 모방이란 문제일 게다. 어떤 창작품이라도 어느 면을 꼬집어보면 아주 작은 부분일지라도 모방이 있을 수 있다고 들었고 창작의 앞 단계란 엄밀히 따져들면 모방이라는 문제가 없을 수가 없다고 들었다. 그래서 음악 만드는 작업에서도 몇 소절은 모방이 허용되어 있다고.
 
그 모방이 가장 많이 허용되고 있는 것은 행동이 아닐까? 선생님에게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는 존대어와 태도를 또 부모님이 쓰는 말씨와 행동을 모방하며 세상을 배워가는 게 아이들 아닌가. 자연스럽게 저절로 몸에 익히고 따라하는 아이들을 보며 재미있게 느껴질 때가 정말 많다. 이상한 사투리를 할아버지에게 자꾸 듣다가 배운 아이들의 말이 가장 재미있다. 의미도 모르면서 모방으로 그 분위기 파악에 번듯하게 사용하는 아가들의 재치에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제 점점 낮이 짧아지고 있다. 이불을 낮 동안 볕에 널어 포근포근하게 만들었던 여름이 다 가버렸다. 아차 하면 그만 해가 약해져 있어 이불을 널 생각을 지워버리게 되었다. 오늘은 벼르다가 이불을 널었다. 꼬마가 자기 이불은 자기가 널겠다고 앞장선다. 그러라고 하고 나는 부엌 볼 일을 더 하고 나가 보니 아주 보기 좋게 꼬마 이불을 제일 볕이 좋은 데 잘 널어놓은 게 보였다. 집게도 양쪽에 착 꽂아 놓은 폼이 어디 나무랄 데가 없었다. 저절로 칭찬을 많이 해주고 싶어지도록 깜찍하게 잘해놓았다. 혼자 슬그머니 웃으면서 보니 거실에서 앞치마를 하고 열심히 가위질하면서 뭔가를 만들고 있는 게 보였다. 귀여운 모습이다.
 
나는 맏이로 태어나 어머니나 아버지 모두 별별 일을 다 시켰다. 게다가 할 수 있는 일인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아예 해 보지도 않고 당연히 언니니까 다 할 수 있다고 무슨 일이든 해달라고 하는 동생들만 네 명이 있었다. 언니나 오빠가 있는 아이들이 엄청 부러웠었다. 궁여지책으로 혼자 생각해서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서 어찌 되었든 언니가 최고라는 생각은 하게 했지만 나로서는 내가 하고도 마음에 안 들 적이 많았다. 
 
근데 요 꼬마는 정말 야물딱지게 한 번 보고 들은 일은 잘 기억했다가 잘해 놓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다 이렇게 놀랍다고 한다. 그래서 자랑거리는 안 된다. 그저 나의 옛날과 비교해 보면서 나 혼자 놀라서 빙긋이 웃는 거다.  이것도 하나의 모방이려니.
 
나는 어떻게 하면 집안일을 안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친구들하고 놀 수 있을까 생각을 했던 거 같은데 혼자인 이 꼬마는 무슨 일을 할라치면 자기도 한다고 먼저 설치고 덤빈다. 그러다가 기가 막히게 다 뒤집어엎거나 쏟고 일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금세 혼이 나 겸연쩍어했다가도 얼른 배시시 웃으면서 또다시 끼어들기를 시도하니. 혼낸 게 미안해 자세히 다시 설명을 해주고 주의할 일을 짚어서 기억하도록 주의 주고 눈 흘겨가며 웃어가며 함께하던 일을 또 하게 되는 게 일상이다. 영리하게 할머니 비위 맞춰가며 애교를 부리며 점수도 없는 모방 수업으로 미래를 키워가고 있다. 좋은 모범을 보여야 요 꼬마의 모방 수업이 미래를 멋지게 꾸며줄 텐데. 미래를 꿈꾼다,  
 

<시니어리포터 육미승>

추천하기10
  • 페이스북 공유 트윗터 공유 Google Plus 공유
시니어리포터 육미승
좋은 뜨락에 벗들이 모였다!! 따스한 차 한잔....
Copyright ⓒ 시니어파트너즈 & Yourstage.com 저작권은 시니어파트너즈에게 있습니다.
나도 한마디
남상순 4시간 전
꼬마가 손녀를 말씀하시는 것이로군요 야무지게도 널었어요
모방할 스승이 할머니이니 얼마나 멋져요 행복 플러스!
아침에 저의 막내 손녀는 수능날이라 쉰다면서
시바(강아지) 데리고 와서 한참 수선 떨고 갔어요.
손녀는 왜 그리 이쁜지...
답글쓰기
조원자 11월10일 오전 9:21
창조는 모방으로부터 시작 된다고 했습니다. 꼬마 아가씨가 참 예쁘게도 모든 일을 합니다. 할머니를 닮아서이겠지요.
답글쓰기
육미승 11월12일 오후 9:26
아이들은 어느 아이나 저러지요. 저걸 잘 키워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선생님도 손자들 보면서 다 아는 일이잖아요? ㅎㅎ 감사합니다
답글쓰기
이송식 11월9일 오후 8:08
테라스있느닙 보기좋네요, 저도 그런집을 구하기 위해 집을 내놓았는데 9.13조치로 인해 매매가 어렵게되어 일단 잠정적으로 접고 기다리고 있답니다.
답글쓰기
육미승 11월12일 오후 9:24
그러시군요.... 꿈이 이루어지시길 감사합니다
답글쓰기
김이라 11월9일 오후 6:36
귀여운 꼬마아가씨가 보고싶어지네요 할머니를 따라서 하는모습이 그려지네요 ^^
답글쓰기
육미승 11월12일 오후 9:23
그런 기회가 있으면 ... ㅎㅎ 감사합니다
답글쓰기
조동성 11월9일 오후 1:09
정말로 이 꼬마 아가씨 한 번 보고 싶어요. 육 선생님도 이제 용문산 아래와 정이 많이 든 듯하여 저까지 마음이 편안합니다.
답글쓰기
육미승 11월12일 오후 9:22
수줍음을 많이 타서 집에서는 그렇게 활발하면서 처음 만나면 입 꾹!1 이랍니다. ㅎㅎ
답글쓰기
이승필 11월9일 오전 11:21
여러 모로 손녀가 무척 영리해요. 할머니 자랑거리인데다 기쁨 조가 틀림없어 보이네요.
답글쓰기
육미승 11월12일 오후 9:21
떼를 쓸때도 가관이랍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답글쓰기
윤옥석 11월9일 오전 11:01
좋은 벗 뜨락에~~~ 미래를 멋지게 푸른 꿈을^^*
답글쓰기
육미승 11월12일 오후 9:20
하하하. 그러겠습니다~~
답글쓰기
김수진 11월9일 오전 10:44
모방수업 , 모르면 일딴 따라 해보다 보면 알게 된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 옜날 우리나라도 선진국 따라하기를 열심히
하기도 했습니다, 멋있고 이미를 부여하면 밴치마킹으로 도약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답글쓰기
육미승 11월12일 오후 9:20
그렇겠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답글쓰기
홍지영 11월9일 오전 8:21
아이들에게는 가정에서 모방 수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서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방 수업에 대한 이야기 잘 보고 갑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답글쓰기
육미승 11월12일 오후 9:20
감사합니다....
답글쓰기
최고
사랑
기쁨
슬픔
응원
놀람
감사
선택안함